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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능 영어 ‘절대평가’했더니… 비강남·일반고 서울대 합격자 늘었다

2018학년도 서울대 입시에서 전통적으로 강세를 보였던 외국어고와 자율형사립고 출신 합격자는 줄고, 일반고와 비강남권 출신 합격자가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부터 영어영역이 절대평가로 바뀌면서 수시모집 최저학력기준을 충족시키기 쉬워졌고, 정시모집에서도 영어의 영향력이 줄어들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28일 종로학원이 올해 서울대 고교별 합격자(최종등록자 기준)를 전년과 비교해 분석한 결과, ‘강남 4구’로 불리는 강남·서초·송파·강동구의 일반고 졸업생은 250명으로 지난해(291명)에 비해 41명이나 줄었다. 강남구에 있는 고교 출신이 지난해 141명에서 121명으로 가장 많이 줄었다. 반면 강남 4구를 제외한 나머지 21개 자치구에서 고교를 다닌 합격자는 292명에서 338명으로 46명 늘어났다.

고교유형별로는 일반고 출신 합격자가 전년보다 90명이나 늘어난 1720명으로 집계됐다. 과학고·영재고를 나온 합격자는 60명 늘어난 390명이었다. 반면 자사고 출신은 지난해 594명에서 올해 536명으로 58명, 외고 출신은 317명에서 291명으로 26명 줄었다. 서울대 합격자 수가 10명 이상인 학교는 71곳으로 일반고 25곳, 자사고 20곳, 과학고·영재고 12곳, 외국어고 8곳, 국제고 2곳 등이었다. 전년에 비해 일반고는 4곳 늘어난 반면 외국어고는 5곳, 국제고는 3곳 줄었다. 서울대 합격자가 가장 많이 나온 학교는 서울예술고(67명)였고 이어 서울과학고(57명), 외대부고(55명), 하나고(55명), 대원외고(51명) 순이다.

서울대 입시에서 일반고와 비강남권이 뜨고 외고나 자사고가 지는 현상이 나타난 것은 영어영역에 절대평가가 도입됐기 때문이라고 입시전문가들은 분석했다. 절대평가로 바뀌면서 영어영역에서는 80점만 넘으면 2등급을 받는다. 이렇게 되자 일반고에 유리한 서울대 수시모집 지역균형선발전형의 수능 최저학력기준(3개 영역 2등급 이내)을 충족시키기가 수월해졌다. 정시모집에서도 강남권이나 외국어고 학생들이 좋은 점수를 받는 영어의 실질 반영비율이 줄고 국어와 수학, 탐구영역의 비중이 상대적으로 커졌다.

자사고 출신 서울대 합격자가 감소한 것은 3년 전 자사고 입시 방식이 바뀌었기 때문으로도 보인다. 2014학년도까지 서울지역 광역단위 자사고들은 중학교 내신성적이 상위 50% 이내인 학생들의 지원을 받아 추첨으로 신입생을 선발했다. 하지만 성적이 우수한 학생들을 자사고가 싹쓸이한다는 비판이 커지자 서울시교육청이 2015학년도부터 성적 제한을 없앴다. 2018학년도 수능을 본 지난해 고3 학생들은 성적과 관계없이 자사고에 입학한 첫 세대다. 성적이 좋은 학생들이 자사고에 쏠리는 현상이 완화된 것으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