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젠더와 삶

남자는 용감하고 씩씩해야? 남자가 여자보다 직장에 충성? 초등생 ‘교육’ 하니 인식개선 ‘뚜렷’

남자는 용감하고 씩씩해야? 남자가 여자보다 직장에 충성? 초등생 ‘교육’ 하니 인식개선 ‘뚜렷’

힘들고 위험한 일은 남자가? 여자는 직장에 애착이 적다? 어려서부터 몸에 배는 이런 고정관념을 깨는 ‘성평등 교육’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많다. 실제로 교육은 시민들의 생각에 얼마나 영향을 미칠까.
 
여성가족부 산하 한국양성평등교육진흥원(양평원)이 지난해 전국 초등학교 3곳을 양성평등 시범학교로 정해 인식개선 교육을 했다. 1년간 운영해보니 학생과 교사들의 생각에 실제로 큰 변화가 온 것으로 나타났다고 양평원은 밝혔다. 다만 학부모 그룹은 교육효과가 적었고, 이를 바꾸려면 ‘아빠들’을 대상으로 한 프로그램이 많아져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시범교육을 한 곳은 충북 청주의 북이초등학교, 울산의 무거초등학교, 경북 경주의 금장초등학교다. 이 학교들은 양성평등 학습교재를 수업에 활용하고, 학교 행사나 동아리 활동도 양성평등 교육과 연계해 진행했다. 1년 뒤 세 학교 학생과 교원, 학부모 총 2800명을 대상으로 조사를 했다. 양성평등 의식에 대해 점수(4점 만점)를 매겼다. 점수가 높을수록 고정관념에 동조하는 경향이 줄고 양성평등 의식이 높아졌다는 뜻이다.
 
특히 1~3학년생의 생각이 많이 달라졌다. ‘남자는 용감하고 씩씩해야 한다’는 항목에 대한 인식 점수는 2.41점에서 3.26점으로, ‘힘들고 위험한 일들은 남자가 해야 한다’에 대한 생각은 2.59점에서 3.36점으로 바뀌었다. 전체적으로 저학년 학생들은 교육 전 2.96점에서 교육 후 3.48점으로 올라갔다. 4~6학년생들의 의식 점수는 0.17점 올랐다. 저학년보다 변화폭은 작았지만 ‘일’과 관련된 고정관념이 바뀐 게 눈에 띈다. ‘힘들고 위험한 일에는 남자가 적합하다’ ‘남자가 여자보다 직장에 대한 애착이 높다’ 같은 주장에 동조하는 학생들이 줄었다.
 
더 눈에 띄는 것은 교사들의 변화다. 시범학교가 되기 전 3.23점에서 이후 3.81점으로 0.58점이 올라, 변화 폭이 가장 컸다. 하지만 학부모 집단은 3.25점에서 3.35점으로 조금 나아지는 데 그쳤다. 남성 학부모가 참여하는 프로그램이 적었던 탓이 컸기에, 이런 프로그램을 더 활성화해야 한다고 양평원은 제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