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수도권 공공기관에서만 시행해 왔던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가 전국으로 확대된다. 수도권의 일부 민간기업들도 이 조치에 동참하기로 했다. 정부는 29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이낙연 국무총리 주재로 봄철 미세먼지 대응을 위한 현안점검회의를 열어 이런 내용이 담긴 대책을 발표했다.
먼저 비상저감조치의 실효성을 높이기로 했다. 그동안 행정·공공기관만 참여했던 비상저감조치에 전기가스증기업, 제철제강업, 비금속광물제조업 등 수도권의 민간 기업 39곳이 동참한다. 이 기업들은 앞으로 비상저감조치가 발령되면 황과 재 함량이 낮은 유연탄을 쓰거나 전기로를 멈추고 살수차를 가동하는 식으로 미세먼지 배출량을 줄여나가게 된다. 물론 정부가 민간 기업에 미세먼지를 줄이라고 강제할 수는 없다. 김은경 환경부 장관은 “민간기업에는 구속력이 없어 협력을 요청했다”며 “상황의 심각함을 고려하면 모두 참여할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환경부는 굴뚝자동측정장비(TMS)가 설치된 대형 사업장 193곳 전부를 대상으로 비상저감조치 참여 업체를 넓혀가기로 했다. 이 사업장들이 수도권 사업장에서 배출하는 미세먼지(PM2.5) 80%를 내뿜고 있다는 게 환경부 설명이다. 공공기관 비상저감조치를 시행하는 지역도 수도권에서 전국으로 확대한다.
앞서 정부는 올해 3~6월 노후석탄발전소 5기의 가동을 중지하는 조치를 취했다. 이와 별개로 산업부와 환경부는 미세먼지 주의보가 발령될 때 시·도지사가 석탄발전소 운영 감축을 권고하는 방안을 협의하고 있다. 미세먼지를 내뿜는 양을 기준으로 대상 발전소를 정해 이르면 올 하반기부터 시행한다. 또 환경부는 미세먼지를 30% 줄인다는 기존 계획에 더해 추가로 5~10%를 줄이는 방안을 마련해 9월 중 발표하기로 했다.
중국과의 협력도 넓힌다. 환경부는 “한·중 공동으로 미세먼지 발생·이동과 원인을 분석하는 협력사업을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중·일 과학자들이 2013년부터 5년간 진행해온 미세먼지 연구 결과를 오는 6월 공동보고서로 발간한다. 중국 북부 6개 도시의 대기질을 공동관측하는 ‘청천 프로젝트’의 연구 결과는 2020년 발표한다. 환경정책과 연구·기술교류의 컨트롤타워인 ‘한·중 환경협력센터’도 오는 6월 문을 연다. 다만 정부는 ‘중국 책임론’을 제기하기에는 시기상조라는 입장이다. 강효승 외교부 기후변화외교과장은 “올해 공동보고서가 발간되고 한·중 환경협력센터가 출범해 과학적인 근거가 나오면 외교 채널을 통해 문제를 제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어린이 등 민감계층의 보호도 강화한다. 교육부는 학교 공기정화장치 설치기준 등을 포함한 대책을 마련해 다음달 발표한다. 체육관이 없는 모든 초·중·고교에 2019년까지 실내체육시설을 설치하고, 정부 차원에서 마스크를 무상보급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학교 임시휴업은 당분간 지금처럼 초미세먼지 경보가 발령됐을 때에만 시도교육청과 일선학교장 재량으로 결정키로 했다. 김은경 장관은 “고농도 미세먼지로 국민들에게 심려를 끼쳐 송구스럽게 생각하며, 고농도 미세먼지가 발생하면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하고 국내 미세먼지 발생량 감축대책을 차질없이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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