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서울대·고려대·연세대는 신입생 10명 중 6명을 학생부종합전형으로 선발한다. 다만 지난달 말 교육부가 서울 주요대학에 정시 확대를 독려했기 때문에 곧 발표될 내년 입시계획엔 변화가 있을지 주목된다.
1일 교육부가 서울대·고려대·연세대의 전형유형별 모집인원을 분석한 결과를 보면, 올해 이뤄질 2019학년도 대학입시에서 이들 세 대학은 전체 모집인원 1만1133명 가운데 6455명을 학생부종합전형으로 뽑을 예정이다. ‘학종’으로 뽑는 신입생이 절반을 넘는 58%에 이른다. 학종 비중은 그동안 가파르게 상승해 왔다. 교육부에 따르면 2015년 서울대·고려대·연세대의 학종 선발인원은 1만1191명 중 4356명으로 38.9%였다. 4년 만에 19.1%포인트 높아진 셈이다. 인원수로는 2099명 늘었다.
반면 수능 비중은 줄었다. 2015년 서울대·고려대·연세대의 수능전형 모집인원 비중은 24.9%에서 19.4%로 떨어졌다. 특히 고려대는 지난해 치러진 2018학년도 입시에서 학종 비중을 전년보다 45%포인트 높였다. 서강대·성균관대·동국대 등도 10%포인트 가량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학종의 공정성에 대한 불신은 사그라들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지난달 교육부는 수시 모집 때 ‘수능 최저학력 기준’ 요건은 없애도록 대학들에 권고했다. 수도권 주요대학들이 지원금을 받아온 ‘고교교육 기여대학 지원사업’ 평가에서 수능 최저학력 기준을 폐지하는지 살펴보겠다고 밝혀, 대학들을 강하게 압박했다. 수시 모집에 응시하는 학생들의 ‘수능 부담’을 줄여주고 학종의 원래 취지를 살려 고교교육이 정상화되도록 한다는 취지였다.
그러나 수험생과 학부모들은 정부가 수능의 비중을 더 줄이려 한다며 반발한다. ‘수능 최저기준 폐지 권고’ 보도가 나온 지난달 25일, 고3 수험생이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린 ‘수능최저 폐지 반대 및 학생부종합전형 축소를 원합니다’라는 청원글에는 약 1주일만에 8만여명이 서명했다. 청원을 낸 수험생은 “학생부종합전형은 사교육을 통해 ‘만들어진’ 생활기록부를 가진 학생들을 위한 전형밖에 되지 않는다”면서 “수시에서 객관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수능최저등급까지 폐지한다면 학생들은 정확한 기준없이 평가 받아야 한다는 막막함을 안아야 한다”고 호소했다.
논란이 커지자 교육부는 진화에 나섰다. 교육부 관계자는 1일 “박춘란 교육부 차관이 최근 서울지역 주요대학 약 10곳에 정시모집 인원을 늘릴 수 있는지 문의하고 독려했다”고 밝혔다. 교육부가 직접 각 학교에 특정 전형을 확대하라고 독려한 것은 이례적이다.
연세대는 이날 수시모집에서 수능 최저학력 기준을 없애고 정시 비중을 소폭 늘리는 내용의 2020학년도 입학전형을 발표했다. 연세대는 정시모집 인원을 1136명(33.1%)으로 2019학년도보다 125명 늘렸다. 하지만 주요대학들은 2020학년도 입학전형도 현행대로 유지할 방침이거나 아직 검토 단계에 머물고 있다. 서울대 관계자는 입학전형 방식을 바꾸는 것을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고려대와 한양대도 수능 최저학력 기준을 없앨 계획은 아직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성균관대 관계자는 정시 비율을 조금 늘리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답했다. 서울의 한 사립대 관계자는 “입학전형은 애초 30일까지 공개하게 돼 있지만 교육부의 권유를 받고 1주일간 더 검토를 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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