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가르치고 배우기

“이익집단의 저항과 일부 정치권·언론 움직임 우려” 정시 확대에 교사·교육감들 반발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여자고등학교의 한 3학년 학생이 지난해 12월 12일 오전 2018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성적표를 받아들고 성적을 확인하고 있다. 김창길 기자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여자고등학교의 한 3학년 학생이 지난해 12월 12일 오전 2018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성적표를 받아들고 성적을 확인하고 있다. 김창길 기자

교육부가 정시모집 확대를 유도하려는 것에 대해 교육감들이 공개적인 비판에 나섰다. 일선 진학지도 교사들도 반발하고 있다.

보수 성향인 우동기 대구교육감과 이영우 경북교육감은 5일 “정시모집 확대는 재고돼야 하며 학종은 확대해야 하고, 대입 수시모집의 수능 최저 등급 반영은 폐지돼야 한다”며 ‘정시모집 확대 철회를 위한 대정부 공개 건의서’를 발표했다.

이들은 “무너진 계층의 이동 사다리를 복원시킬 수 있는 것이 바로 교육이고 이것을 가능하게 하는 것이 학종”이라며 “교육부는 학종 확대로 교육의 본질을 지켜주기를 바란다. 또한 대입 제도 변경은 공청회, 현장 여론 수렴을 통해 사전에 예고함으로써 수험생과 학부모의 혼란을 최소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진보 성향의 박종훈 경남교육감도 지난 2일 기자회견문을 내고 “정시 확대는 학종 축소로 이어지고 이는 다시 학교 교육 정상화를 훼손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정시 대신 학종을 확대하는 기조를 유지해야 한다는 데에 보수-진보 성향 교육감들이 한 목소리를 내고 있는 것이다.

4일에는 전국진학지도협의회와 전국진로교사협의회가 정부세종청사 교육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일부 이해집단의 조직적 저항, 교육부의 정시 확대 압력,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벌어지는 일부 정치권과 언론의 비교육적 움직임을 매우 우려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고등학교가 ‘교육 기관’이 아니라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과 내신으로 학생들을 줄세우는 ‘입시 기관’으로 변질됐다며 “고교 교육 정상화와 미래 사회를 대비하기 위한 전형으로 학생부종합전형(학종)이 가장 적합하다”고 주장했다.

학종은 수능과 비교해 “교육적 타당성, 평가의 신뢰성, 사회적 공정성을 기준으로 월등히 우수한 대입전형”이라면서 ‘깜깜이 전형’, ‘금수저 전형’이라 불리는 학종의 문제점은 제도 자체의 문제가 아니라 운영상의 문제라고 지적했다.

교사들은 수능을 절대평가로 전환해 ‘자격고사’로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 현재 중학교 3학년이 치르는 2022학년도 대입에서 수시와 정시를 통합하고, 수능을 9등급 절대평가제로 실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봤다. 2022년 고교학점제가 전면 실시되므로, 2025학년도 대입에서는 “획기적 변화를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도 5일 성명을 내고 “구렁이 담 넘어가듯이 중요한 정책기조를 자의적으로 바꾸는 것은 무책임한 국가기관의 전형적인 모습”이라며 교육부의 일처리 방식을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