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3 지방선거가 두 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교육 소통령’이라 불릴 정도로 영향력이 큰 서울시교육감 선거의 윤곽이 잡히고 있다.
10일까지의 움직임을 종합하면 조희연 현 교육감은 아직 공식 출마선언을 하지는 않았으나 재선 도전이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여기에 안철수 바른미래당 인재영입위원장의 ‘교육 멘토’로 불리는 조영달 서울대 교수가 도전장을 내밀었다. 보수진영은 후보가 난립하는 형국이다.
조 교육감을 비롯한 진보진영 후보들의 단일화를 추진해온 ‘2018서울촛불교육감추진위원회’는 오는 20일까지 후보등록을 마감하고 다음달 5일 경선결과를 발표한다. 조 교육감은 20일 무렵 교육감직에서 사퇴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성대 전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서울지부장, 최보선 전 서울시의회 교육의원도 경선에 참여한다.
한때 진보진영 후보로 거론됐던 조영달 교수는 독자노선을 걷기로 했다. 그는 10일 출마선언에서 “지난 서울교육은 실패했다”며 ‘이념에서 본질로. 과거에서 미래로’라는 슬로건을 내걸었다. 조 교수는 김대중 정부 때 청와대 교육문화수석을 지냈고, 지난 대선에서는 안철수 당시 국민의당 후보의 교육정책을 입안했다. 안 위원장이 공약으로 내놓은 초등학교 5년, 중·고교 5년, 진로 탐색 2년의 ‘5-5-2 학제개편’을 구상한 인물이다. 서울시장에 출마하는 안 위원장의 러닝메이트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보수진영도 ‘좋은교육감추대국민운동본부(교추본)’와 ‘우리교육감추대시민연합’을 중심으로 20일쯤 후보군을 압축하고 공동경선을 통해 단일후보를 세울 예정이다. 교추본은 뉴라이트전국연합 사무총장이었던 두영택 광주여대 교수, 신현철 전 부성고 교장, 최명복 사단법인 한반도평화네트워크 이사장을 단일화 후보로 제시했다. 하지만 ‘혁신학교 폐지’를 내세운 이준순 전 서울시교원단체총연합회장과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을 ‘정치적 음모’로 몰아가 물의를 빚었던 곽일천 전 서울디지텍고 교장은 단일화에 참여하지 않고 따로 도전장을 던졌다.
이 외에도 중앙대 총장을 지낸 이용구 자유한국당 당무감사위원장, 이명박 정부 교육과학기술부 장관 출신인 이주호 한국개발연구원(KDI) 국제정책대학원 교수, 안양옥 한국장학재단 이사장 등이 보수진영 후보로 거론된다.
서울시교육감은 11개 지역교육청과 29개 직속기관, 5만4600명의 직원을 움직이는 자리다. 유치원부터 특수학교까지 2239개 교육기관과 121만8000여명의 학생들, 8만여명의 교사들이 교육청 정책의 영향을 받는다. 진보 후보가 당선되면 새 교육감은 문재인 정부 교육부의 핵심 파트너가 될 가능성이 높다. 반면 보수 후보가 당선되면 자사고·외고 ‘우선선발권’ 폐지 문제, 혁신학교 확대 계획, 전교조 합법화와 교장공모제 전면 확대 등 주요 이슈들에서 정부와 갈등을 빚을 것이 뻔하다.
진보-보수 입장이 첨예하게 갈라지는 이런 이슈들이 선거에서도 쟁점이 될 수밖에 없다. 교육부가 올해 상반기 중 외고·자사고·국제고를 지정하고 취소하는 권한을 교육감에 넘기기로 했기 때문에 후보들은 이 문제를 두고 각을 세울 것으로 보인다. 전교조 합법화 문제를 놓고 보수 후보들이 맹공격할 가능성도 높다. 지난 3일 조 교육감은 보수층 표심을 의식한 듯 보수성향 교육단체들이 요구해온 교권 강화, 영어 공교육 대책 등을 한꺼번에 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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