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중증장애인도 적정한 수준의 임금을 받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최저임금 적용제외 제도를 2020년부터 전면 개편한다. 이에 따라 최저임금의 절반 수준에도 미치지 못하는 중증장애인의 임금 수준이 크게 올라갈 것으로 보인다. 장애인 법정 의무고용을 늘리는 기업은 지원을 늘리고, 의무고용률의 절반도 채우지 못하는 기업은 고용개선계획을 제출하지 않으면 불이익을 주는 방안도 추진한다.
고용노동부는 19일 이같은 내용의 제5차 장애인고용촉진 및 직업 재활 기본계획(2018~2022)을 발표했다. 지금까지는 장애인을 고용하는 사업주들을 지원하는 데 초점을 뒀지만, 이번 계획엣는 장애인 노동자에 대한 직접지원을 강화하는 방안에 힘을 실었다.
먼저 근로능력이 현저히 떨어지는 중증장애인을 최저임금 적용대상에서 제외하는 제도를 개편해 최저임금을 보장받는 범위를 늘리고 장애인 임금수준을 끌어올린다. 지난해까지는 작업능력이 비장애인의 90% 미만인 중증장애인의 경우 최저임금 제도의 적용 대상이 아니라 사업주가 마음대로 월급을 줄 수 있었다. 중증장애인들에게도 일할 기회를 제공하려는 취지였지만, 비장애인의 임금격차가 갈수록 커지자 “중증장애인에게도 최저임금을 보장해 달라”는 요구가 거세졌다. 최저임금 적용대상이 아닌 중증장애인 노동자들의 임금은 2017년 기준 최저임금의 47.9% 수준이다.
정부는 올해부터 작업능력이 비장애인의 70% 미만이어야 적용제외 인가를 낼 수 있도록 최저임금 적용제외 기준을 강화했다. 내년부터는 중증장애인도 적정 수준의 임금을 받을 수 있도록 제도 자체를 전면 개편한다. 먼저 장애인 노동자의 생활을 안정시키는 동시에 사업주의 추가 부담도 최소화하는 수준의 ‘적정수준 임금’을 결정하고, 실제 사업주의 지급능력과 적정수준 임금 사이의 차이를 고려해 적절한 지원 방안도 마련할 계획이다. 고용노동부는 장애인단체 및 전문가와 함께 최저임금 적용제외 제도개편 태스크포스를 운영해 2019년 법 개정을 완료하고 2020년부터 새 제도를 시범실시할 계획이다. 중증장애인의 사회보험료나 출퇴근비용 등 추가비용의 의무를 정부가 보전하는 방안도 마련하기로 했다.
대기업과 공공기관이 장애인 의무고용률을 이행하지 않을 경우 제재도 강화한다. 의무고용하지 않은 만큼 부담금을 내는 장애인고용부담금을 앞으로는 기업규모에 따라 차등 적용해 큰 기업일수록 부담금을 더 많이 내도록 하기로 했다. 법정 의무고용률의 절반도 달성하지 못한 기업들은 내년부터 명단공표 전 고용개선계획을 의무적으로 내야 한다. 이를 어길 경우 공공입찰 시 불이익을 부여하는 방안도 검토중이다. 대신 장애인 다수고용 사업장에 도급을 주는 경우 고용에 기여한 것으로 간주해 부담금을 감면해주거나 채용을 전제로 장애인을 훈련하는 경우에도 훈련인원의 일정비율을 고용한 것으로 간주하는 ‘고용기여 인정제도’를 신규도입하는 등 지원책도 늘린다.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한 장애인 고용부담을 낮추기 위해 장애인 고용장려금 단가도 올리기로 했다. 정부는 이번 5개년 계획으로 장애인 일자리를 3만7000개 만들어 지난해 36.5% 수준이었던 장애인 고용률을 2022년까지 38%로 늘리는 것을 목표로 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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