ㆍ“해고자 복직·파업 진압 진상규명 촉구” 500여명 시위
“작업복 입고 싶다.” “출근하고 싶다.” “외식하고 싶다.” “여행 가고 싶다.” “행복하고 싶다.”
차량마다 보닛 위에 ‘해고자의 소망’을 담은 문구가 붙었다. 무쏘, 렉스턴, 코란도…. 모두 쌍용자동차가 만든 차량이다. 차 앞부분에는 끌고갈 수 있도록 밧줄을 동여맸다.
22일 오후 쌍용차 해고 노동자와 시민 500여명이 서울 종로구 숭례문에서부터 청와대까지 차량 10대를 끌고 밀며 행진했다. 10년을 끌어온 쌍용차 정리해고 문제 해결을 정부와 사측에 촉구하기 위해서다. 쌍용차는 2015년 ‘해고자를 2017년까지 복직시키겠다’고 밝혔지만 아직 공장으로 돌아가지 못한 사람이 120명에 이른다.
맨 앞 차량은 김명환 민주노총 위원장과 해고자들이 끌었다. 이어 종교계, 장애인단체와 인권단체 활동가들, 인천 교육공동체 ‘기차길 옆 작은학교’ 아이들, 제주 강정마을 주민, 용산참사동지회와 유족 등이 차량을 청와대까지 옮겨 갔다.
해고자들은 청와대 앞에서 발표한 호소문에서 “지난 10년 동안 29명의 해고자와 가족들이 죽어갔다. 살아남은 이들도 (2009년 파업) 진압 당시 국가폭력과 해고 이후 피를 말리는 투쟁 과정에서 외상후 스트레스 증후군에 시달려야 했다. 3번의 고공농성과 셀 수 없는 단식과 내일이 없는 길거리 농성을 해야 했다”고 말했다. 또 “사측만 우리를 벼랑으로 밀어낸 게 아니다. 국가가 우리를 나락으로 밀어뜨렸다”며 “이제 그만 우리도 국가를 가지고 싶다”고 호소했다.
해고자와 시민들은 정부에 해고자 문제 해결의 주체로 나설 것, 이명박 전 대통령과 조현오 전 경찰청장 등 파업 진압을 지시한 책임자를 조사해 진상을 규명하고 책임자를 처벌할 것, 해고자에게 건 16억7000만원 규모의 손해배상 가압류를 철회하고 부상자에 대한 손해배상을 실시할 것, 한상균 전 민주노총 위원장 석방 등을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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