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회용 생리대가 인체에 끼지는 영향을 밝히기 위해 환경부가 조사에 착수했다. 우선 생리대를 사용한 후 부작용을 겪은 여성들을 대상으로 7월까지 예비조사를 벌이고, 이 결과를 바탕으로 건강영향조사를 설계해 하반기 중 본조사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24일 환경부에 따르면 예비조사는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이 위탁 받아 추진 중이다. 서울성모병원은 현재 일회용 생리대를 사용한 후 이상증상을 경험한 여성들을 조사대상으로 모집하고 있다. 생리대를 사용하고 나서 3개월 이상 생리 양이나 생리주기가 변하거나, 생리통·골반통이 심해지는 등 증상을 겪은 사람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질 분비물에 변화가 있거나 외음부에 이상이 생긴 등 관련 질환을 겪은 사람도 해당한다.
▶ 환경부의 ‘생리대 건강영향평가 예비조사’에 참여하려면
예비조사는 생리대 사용 경험과 그에 따른 피해 증상을 묻는 설문조사, 산부인과 진찰과 상담, 심층 면접조사 등으로 이뤄진다. 조사를 이끄는 조현희 가톨릭대 산부인과 교수는 “사상 처음으로 이뤄지는 생리대 건강영향조사이기 때문에, 구체적 조사 방식과 대상 등을 정하기 위해서 예비조사가 매우 중요하다”며 “이상 증상을 겪은 사람의 경험과 건강상태 등을 충분히 듣고 면밀하게 들여다 볼 것”이라고 말했다.
예비조사가 끝나면 민관 공동조사협의회가 건강영향조사 대상과 방식을 결정하고 하반기에 본조사를 실시한다. 민관 공동조사협의회는 환경부와 국립환경과학원, 식품의약품안전처, 질병관리본부 등 소속 정부위원 4명과 독성학·역학조사 전문가, 시민단체 활동가 등 18명의 민간위원으로 구성됐다. 환경부 관계자는 “본조사에서 생리대와 건강피해 사이에 인과관계가 있는지를 규명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생리대 부작용 논란은 그동안 끊이지 않았다. 지난해 여성환경연대가 한 생리대 제품에 대한 부작용에 대한 제보 받자 이틀만에 3000건이 넘는 사례가 접수되기도 했다. 이에 정의당 여성위원회는 정부 차원에서 생리대 건강영향 조사를 할 것을 청원했고, 환경부가 지난해 11월 이를 받아들여 올해 중 조사를 실시하기로 했다.
앞서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지난해 12월에 국내에서 판매되는 생리대에 들어간 아세톤 등 휘발성유기화합물(VOCs) 74종에 대한 위해평가를 실시한 결과 “VOCs 검출량이 인체에 유해한 영향을 미치지 않는 낮은 수준”이라고 발표한 바 있다. 여성환경연대를 비롯한 여성단체들은 일부 물질에 대한 위해평가 결과만으로는 생리대 안전성이 입증되지 않는다며 역학조사 등을 요구해왔다.
'건강하고 행복하게' 카테고리의 다른 글
[홍진수의 복지앓이] 정부와 의사협회가 ‘예비급여’ 놓고 대립하는 이유 (0) | 2018.06.11 |
---|---|
[홍진수의 복지앓이] 아이나 치매노인 실종되면? 전문가가 알려주는 대처법 (0) | 2018.06.11 |
건강보험 직장가입자 840만명은 이달에 건강보험료 더 내야···2800만원 추가로 내는 고소득자도 (0) | 2018.06.10 |
[홍진수의 복지앓이] ‘재난’과 같은 뇌졸중··2005년 발병한 환자 5만명 추적 조사해보니 (0) | 2018.06.10 |
‘분노조절장애’ 등 충동장애로 한해 6000명 병원 찾는다···20~30대가 절반 (0) | 2018.06.1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