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건강보험공단이 ‘비급여 진료비’ 증가를 통제해야 건강보험 보장성을 강화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를 내놓았다. 정부와 대한의사협회가 ‘문재인 케어’를 놓고 첨예하게 갈등을 빚고 있는 가운데 보장성 강화의 최대 걸림돌로 ‘비급여’를 지목한 것이다. ‘예비급여’ 제도 신설을 통한 ‘비급여의 급여화’는 지난해 정부가 내놓은 보장성 강화대책의 핵심이다. 반면 의사협회 최대집 회장 당선인은 지난달 ‘예비급여 철폐’를 공약으로 내걸어 회장 선거에서 승리했다.
25일 건강보험공단이 발표한 ‘2016년 건강보험환자 진료비 실태조사’ 연구결과를 보면, 2016년 건강보험 보장률은 62.6%로 2015년(63.4%)보다 0.8%포인트 감소했다. 건강보험 보장률은 전체 의료비 중에서 건보공단이 부담한 급여비가 차지하는 비율을 말한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4대 중증질환(암, 심장, 뇌혈관, 희귀난치질환) 보장률은 80.3%로 전년보다 0.4%포인트 증가했다. 그러나 이를 제외한 나머지 질병의 보장률은 뒷걸음을 쳤다. 4대 중증질환을 제외한 그 밖의 질환의 보장률은 2015년 58.5%에서 2016년 57.4%로 떨어졌다. 또 50대 고액질환도 4대 중증질환이 아닌 경우에는 보장률이 70.7%에 불과했다.
그렇다고 건보공단의 부담금이 줄어든 것은 아니다. 건강보험 부담금은 2012년 36조1000억원에서 2016년 48조9000억원으로 30% 이상 증가했다. 2015년(44조원)과 비교해도 11%나 늘어났다.
건보공단은 ‘이렇게 돈을 쏟아부어도 쉽사리 보장률이 오르지 않는 이유’로 ‘비급여 풍선효과’를 들었다. 건보공단 건강보험정책연구원 서남규 연구위원은 “기존 비급여 항목에 들어가는 의료비 뿐만 아니라 신약이나 신기술 등 새로운 비급여도 늘어났다”며 “비급여 진료비에 대한 억제정책이 부재한 상황에서는 보장률 개선이 쉽지 않다”고 말했다.
실제로 비급여 진료비는 2015년 11조5000억원에서 2016년 13조5000억원으로 17% 증가해 공단부담금 증가율(11%)을 크게 뛰어넘었다. 비급여 부담율 역시 2015년 16.5%에서 2016년 17.2%로 0.7%포인트 늘어났다.
건보공단은 지난해 8월 정부가 발표한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대책인 ‘문재인 케어’가 본격적으로 시행되면, 비급여 진료비를 억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정부는 MRI, 초음파 등 치료에 필수적인 비급여는 2022년까지 모두 급여화하되, 효과는 있으나 가격이 높아 비용 효과성이 떨어지는 비급여는 본인부담률을 30~90%까지 차등하는 ‘예비급여’를 적용할 방침이다. 복지부가 밝힌 예비급여 추진 대상은 약 3800개로 대부분의 의학적 비급여는 정부가 가격을 통제할 수 있는 급여의 영역으로 들어오게 된다.
반면 의사협회는 ‘예비급여 철페’를 제1의 과제로 삼아 정부와 대립 중이다. 최 당선인은 ‘예비급여 철폐’가 받아들여져야 정부와 협상을 할 수 있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그간에는 ‘낮은 수가’를 비급여로 메워왔는데 비급여가 전부 급여화 되면 대부분의 중소병원과 동네 의원이 단기간 내 파산할 수 있다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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