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성남시 분당구의 한 아파트에서는 경비원과 청소원 등 6명이 일한다. 올 초 최저임금이 시간당 7530원으로 지난해보다 1060원 오르면서 다른 아파트들이 줄줄이 경비원을 해고할 때 이 아파트는 관리비를 조금씩 올리고 정부에 청소원 2명, 경비원 2명의 일자리안정자금을 신청했다. 일자리안정자금은 최저임금이 올라가면서 일자리가 줄어드는 일이 없도록 정부가 30인 미만 업체에 지원금을 주는 제도다. 월급 190만원 미만인 노동자 한 명 당 최대 월 13만원을 내준다. 노동자 4명 몫으로 매달 총 50만원을 받게 된 이 아파트는 관리비 인상분을 합쳐 해고 없이 관리소를 운영하고 있다.
서울 중구의 한 스포츠댄스 무대의상 제작업체도 올해부터 인건비 부담이 커졌지만 수작업으로 옷을 만드는 특성상 인력을 줄이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그래서 일자리안정자금의 도움을 받았고, 수급대상 노동자 8명 몫으로 월 104만원을 받아 최저임금 인상분 중 일부를 충당한다.
▶[세상읽기]최저임금 인상에도 경비원 대량해고는 없었다
▶김영주 장관, 박원순 시장이 칭찬한 ‘성북구 아파트’올해 1월부터 실시한 일자리안정자금 지원사업 대상자 4명 중 3명이 지원금 신청을 마친 것으로 나타났다. 근로복지공단은 지난 24일 기준으로 대상자 236만4000명의 75%인 178만5000명이 지원금을 신청했다고 29일 밝혔다. 예산 3조원을 투입한 이 제도는 시행 초기에만 해도 신청이 적어 “고용유지에 도움이 안 된다”는 지적이 나왔다. 하지만 사업이 본궤도에 오르며 ‘일자리 안정’ 효과가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당국은 평가하고 있다. 1월 말까지 8만여명에 거쳤던 신청자는 2월 들어 크게 늘었고 3월 초 100만명을 돌파했다. 지원 조건에 ‘1개월 이상 고용 유지’가 들어가 있어, 1월 월급을 준 뒤에 지원을 신청한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정부가 초과근로수당 중 20만원까지는 과세대상에서 빼는 방법으로 신청 기준을 완화하고 사업주에게 대출우대를 해주는 등 직간접적인 지원을 늘린 것도 영향을 끼쳤다.
▶일자리 안정자금 신청기준 190만원→210만원…청소·경비 등 5만명 혜택
사회보험 사각지대에 있던 저임금 노동자들이 4대보험 혜택을 누리게 된 것도 성과다. 일자리안정자금을 신청하려면 고용보험에 가입해야 하기 때문에 그동안 4대보험 가입을 꺼리던 자영업자와 저임금 노동자들을 불러들이는 동반 효과를 낸 것이다. 근로복지공단은 “지원금을 차질없이 집행하고, 부정수급 관리 등 사후관리도 병행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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