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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부 "수능 개편 1년 유예" 현 중3들, 현행 체제로 수능 치른다

2017학년도 수능 가채점중인 학생. 경향신문 자료사진

2017학년도 수능 가채점중인 학생. 경향신문 자료사진

교육부가 대학수학능력시험 개편을 2021년에서 2022년으로 1년 유예하고 원점에서 재검토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현재 중학교 3학년 학생들은 기존 체제에서 수능을 치르게 된다. 교육부는 그 대신 내년 8월까지 종합적인 대입제도 개편안을 만들 것이며, 대입전형을 학생부와 수능 위주로 단순화하겠다고 밝혔다.

김상곤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31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브리핑을 하면서 이날 발표할 예정이던 수능 개편을 1년 미루기로 했다고 밝혔다. 김 부총리는 “절대평가 범위 등 수능 개편 방향에 대해 교육주체 사이에 이견이 크고 사회적 합의도 충분하지 않았다는 점이 확인됐다”며 “이런 우려와 지적을 무겁게 받아들여 개편을 유예한다”고 밝혔다. 

▶[전문] 김상곤 부총리 “소통하며 교육개혁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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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부는 내년부터 고등학교에 2015 개정교육과정이 적용됨에 따라, 내년에 고교 1학년이 되는 지금의 중3 학생들이 응시할 2021학년도 수능 개편을 추진해왔다. 이달 초 ‘일부 과목 절대평가’와 ‘전 과목 절대평가’ 중 하나를 선택해 이날 발표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공청회 과정에서 두 방안 모두 문제가 있다는 비판이 빗발쳤다. 첫번째 방안을 선택하면 상대평가가 유지되는 수학같은 과목에 사교육과 학습부담이 쏠리는 ‘풍선효과’가 나타날 수 있고, 두번째 방안은 보완책이 없을 경우 사실상 수능을 무력화해 학생부종합전형처럼 학부모들 우려가 큰 전형에 지나치게 무게가 실릴 것이라는 반론이었다. 이 때문에 학생부종합전형 개선을 포함해서, 종합적인 대입전형 개편방안을 내놔야 한다는 지적이 쏟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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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능 개편이 미뤄졌기 때문에 지금의 중3들은 2015 개정교육과정으로 공부하지만 수능은 현 체제로 치른다. 수능에 포함될 예정이던 통합사회와 통합과학 과목은 빠지고, 수능에서 빼기로 했던 물리·화학·생물·지구과학Ⅱ는 선택과목으로 남게 된다. 그 다음해인 2022학년도 수능 개편은 원점에서 다시 논의한다. 교육부는 국가교육회의 자문을 거치고, 고교·대학·학부모·정부가 참여하는 대입정책포럼(가칭)을 만들어 대입전형과 수능 개편 등 교육개혁 방안을 논의하기로 했다. 이를 바탕으로 고교학점제, 내신 성취평가제, 고교교육 정상화 방안, 대입정책 등을 포괄하는 새 정부의 교육개혁 방안을 내년 8월까지 마련할 계획이다.

김 부총리는 이날 종합적 대입전형 개편 방안도 함께 밝혔다. 대입전형을 학생부와 수능 위주로 단순화하는 것이 골자다. 논술전형은 줄이고, 예체능을 뺀 교과 특기자전형은 단계적으로 없애도록 유도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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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부총리는 “학생부종합전형에서 공정성과 투명성을 강화하고 사교육을 유발하는 요소를 대폭 개선, 학생과 학부모의 부담을 줄이고 신뢰를 회복하겠다”며 “교사추천서 등 불필요한 부담 요소, 학교생활기록부 기재양식을 과감히 개선하고 평가과정에서 선행학습 유발요인이 없는지 면밀히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김상곤 부총리 “소통하며 교육개혁 추진”(전문)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그리고 교육 가족 여러분!

‘국민의 나라, 정의로운 대한민국’의 국가비전을 품고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지 100 여일이 지났습니다.

새 정부에 대한 국민적 기대와 열망은 강렬하고 교육개혁에 대한 기대 또한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한 이 때, 교육계의 뜨거운 화두이자 국민적 관심이 집중된 대입 정책의 방향과 2021학년도 수능 개편 방안에 대해 말씀드리면서, 국민여러분의 이해와 협조를 간곡하게 부탁드리고자 이 자리에 섰습니다.

국민 여러분!

교육은 국민의 기본권입니다.

이는 단순히 교육받을 권리를 넘어서 모든 국민이 교육을 통해 자신의 능력과 자질을 마음껏 발휘하여 행복을 실현할 수 있도록 하는 책임이 국가에 있음을 의미합니다.

이에 현 정부는 ‘모든 아이는 우리 모두의 아이’라는 인식 하에 교육은 국가가 책임지겠다고 약속하였습니다.

우리나라는 세계 최고의 교육열과 교육 인프라를 가진 나라이며, 교육을 통해 국가부흥을 이루어 낸 나라입니다.

그러나 지금 우리 교육은 이러한 성과와 변화하는 시대에 부응하는 새로운 비전을 공유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미 우리는 취지와 목적이 훌륭한 교육정책이라 하더라도 국민의 이해와 사회적 현실에 부합하지 못하면 결코 성공할 수 없다는 사실을 알고 있습니다.

우리 교육의 근본적 혁신을 위한 가치와 방안을 사회적으로 공유하면서 미래를 내다보는 담대한 개혁을 서둘러야 합니다.

무엇보다, 경쟁과 선발을 중심에 둔 기존의 교육 패러다임을 근본적으로 바꾸어서 미래 사회의 창의적인 인재를 양성해야 합니다.

그간의 문제풀이식, 주입식, 암기식 교육을 야기하였던 입시 중심의 교육체제에서 벗어나 학생 개개인의 성장을 돕고, 배려와 협력을 가르치며, 창의융합적 역량을 길러내는 교육으로 전환되어야 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학생들의 진로와 적성을 키울 수 있는 다양한 빛깔의 교육과정을 운영해야 합니다.

암기와 시험에 능한 인재가 아니라 다양한 경험과 활동을 바탕으로 민주시민 의식을 갖춘 인재를 길러야 합니다.

아울러, 일반고 중심으로 공교육 정상화 방안을 적극 모색하는 교육정책이 필요합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그동안 교육부는 학생부 위주의 전형을 확대하면서 고교 교육에 질적인 변화를 유도하여 왔습니다.

그러나, 여전히 지속되고 있는 입시 중심의 교육체제와 복잡한 대입전형 체계 속에서 여전히 비교과 스펙 경쟁, 수능 문제풀이 위주의 교육, 논술 사교육 등으로 인해 학생들의 진정한 배움과 성장을 이끌어내기에는 한계가 있었습니다.

이에 교육부는 학생 성장 중심의 교육철학이 학교현장에 구현될 수 있도록 대입전형을 학생부와 수능 위주로 단순화하겠습니다. 

논술전형은 축소하고, 예체능을 제외한 교과 특기자전형은 단계적으로 폐지를 유도하겠습니다. 학교생활만 열심히 해도 대학에 진학할 수 있도록 학생부종합전형의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완화·폐지시켜 가겠습니다. 

학생부 종합전형에 대한 불신과 불안을 해소할 수 있도록 공정성과 투명성을 강화하고 사교육 유발요소를 대폭 개선하여 학생 학부모의 부담을 경감하고 신뢰를 회복하겠습니다.

사교육을 유발하는 요소를 개선하기 위해, 교사추천서 등 불필요한 부담을 주는 요소와 함께, 학교생활기록부 기재양식도 과감히 개선하겠습니다. 

평가과정에서 선행학습 유발요인이 없는지 면밀히 검토하고, 위반 시 엄정히 제재하겠습니다. 

학생부 종합전형을 투명하게 관리하기 위해, 대입 평가기준 정보를 대학과 협의하여 공개하도록 하고, 블라인드 면접을 도입하겠습니다. 입학사정관 회피제척 법제화도 추진해 나가겠습니다. 

대입 체제를 안정화하고, 학생·학부모의 대입제도 예측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대입 정책을 3년 6개월 전까지 발표하도록 법제화를 추진하겠습니다.

이를 통해 다양한 선택과목을 학습하고 배움에 즐거움을 느끼게 함으로써 학생의 전인적 성장을 지원하는 대입 구조를 실현하겠습니다.

아울러, 선생님들이 교육과정과 수업, 평가 전문가로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정책적 지원을 하겠습니다.  

학생부 종합전형의 개선안은 충분한 연구와 논의를 거쳐 세밀한 문제점까지 더 많이 보완하고 구체화시켜 국민 여러분께 보고 드리겠습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지난 8월 10일 시안 발표 이후 2021학년도 수능 개편 방안에 대해 각계각층에서 다양한 의견을 주셨습니다.

수능 중심의 교육에서 탈피하여 공교육 정상화를 유도하고 학생들의 적성과 진로를 고려한 교육과정을 운영하기 위해서는 대입제도가 바뀌어야 한다는 사실에 많은 분들이 공감을 해 주셨습니다.

그러나, 급격한 변화보다는 단계적 접근을 통해 국민이 공감하는 안정적인 변화를 유도해야 한다는 의견 또한 매우 무겁게 제시되었습니다.

또한 수능 개편뿐만 아니라, 하나의 고리로 맞물려 돌아가는 고교체제·고교학점제와 내신·대입제도 등을 감안하여 학교체제와 대입 전형 전반의 공정성과 신뢰성을 확보할 수 있는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주셨습니다.

2021 수능 개편안은 지난 정부에서 마련된 2015 개정 교육과정에 따라 연구하고 준비하여 온 사안입니다.

교육부는 새 정부 탄생 이후 8월말까지라는 제한된 시간 내에서 교원 간담회, 학부모 경청투어, 권역별 공청회 등을 통해 현장의 목소리를 듣고 문재인 정부의 교육철학을 두루 반영한 수능체제 개편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기울였습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수능 개편 방안에 관한 이해와 입장의 차이가 첨예하여 짧은 기간 동안 국민적 공감과 합의를 이끌어내는 데에는 한계가 있었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특정 안으로 확정하고 강행하기보다는 충분한 소통과 공론화 과정을 통해 합리적 대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하여 최종적으로 개편을 유예하는 것으로 결정하였습니다.

이에 따라 교육부는 2021학년도 수능은 현재의 수능과 동일하게 유지하고, 이후 종합적인 분석과 연구, 각계 각층의 충분한 의견 수렴과 국가교육회의의 자문을 거쳐 문재인 정부의 교육 개혁 방안을 내년 8월까지 마련하고자 합니다. 

이 방안에는 고교 학점제, 성취평가제, 고교체제 개편을 포함한 고교 교육 정상화 방안과 이를 뒷받침할 대입정책까지 포괄적으로 담도록 하겠습니다.

한편, 현재 중3 학생들과 학부모님께서 2021학년도 수능을 준비하는데 있어서도 어려움과 혼란이 없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존경하는 국민여러분, 그리고 교육가족 여러분! 

이제 교육은 경쟁과 입시만을 위한 교육이 아니라, 아이들이 꿈꾸고 행복할 수 있는 교육이어야 합니다. 함께 배우고 성장하는 교육이어야 합니다.

새 정부의 교육부는 이전 정부의 ‘불통의 교육부’가 아니라, ‘소통의 교육부’로 거듭나기 위해 국민 여러분의 목소리 하나도 놓치지 않고 함께 정책을 만들어 가도록 하겠습니다.

새 정부의 교육 개혁을 애정과 신뢰로 지켜보아 주시고 격려하여 주십시오.

국민들의 기대와 역사적 사명에 어긋나지 않는 교육개혁으로 보답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