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4.30 송윤경 기자
교육부가 30일 교원 ‘임용절벽’ 논란에 대한 대책으로 내년부터 2030년까지의 초·중등 교사 신규채용 규모가 담긴 ‘중장기 교원수급계획’을 내놨다. ‘교사 1인당 학생수’를 초등학교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평균으로, 중·고교는 그보다 더 낮은 수준으로 만들겠다는 것이 핵심이다. 하지만 학생수가 줄어드는 상황에서 미래에 필요한 교사의 직무와 교육의 질을 고민하기보다는 ‘수급 안정’ ‘교원 선발규모 유지’에 초점을 맞춘 대책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OECD 평균 이하로 개선’ 중장기 교원수급계획
교육부가 이날 발표한 ‘2019년~2030년 중장기 교원 수급계획’을 보면 초·중고등학생의 수는 2030년까지 앞으로 12년간 110만명 감소한다. 초등학생은 271만명에서 230만명으로, 중·고등학생은 288만명에서 219만명으로 줄어든다. 이미 교사 1인당 학생수는 2015년 기준으로 초등학교는 16.8명, 중학교는 15.7명, 고등학교는 14.1명이다. OECD 평균은 초·중·고등학교 각각 15.2명, 13명, 13.1명이다. 이미 OECD 평균에 근접했다.
정부가 이날 내놓은 계획은 이미 대세로 굳어진 ‘교사 1인당 학생수 감소’를 수치로 정리하고 일부 조정한 것에 가깝다. 교육부는 초등학교 교사 1인당 학생수를 2022년까지 15.2명에 맞추겠다고 했다. 중·고등학교는 2020년 11명대로 만들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고교학점제, 중학생 자유학년제 등 새로운 교육수요에 대응하기 위해서”라는 설명을 덧붙였다.
교육부는 그러면서 이런 목표치를 반영한 채용규모를 제시했다. 초등교사는 내년엔 3940~4040명을 뽑고, 점차 인원을 줄여 2030년엔 3100명~3500명을 선발하겠다고 했다. 중·고등교사 채용규모는 2019년 4310명~4460명으로 시작해 2030년엔 2600~3000명 수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교육부는 “교육부, 국무조정실, 행안부, 기재부 등 관련 부처가 범정부 태스크포스를 만들어 10년 이상을 내다보며 마련한 최초의 계획”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교육의 질 고민하기보다 ‘수급 안정’에 초점 맞춰
그러나 ‘임용절벽’을 초래한 근본적인 문제는 건드리지 않았다. 교육대와 사범대, 일반대의 교직과정, 교육대학원 등 초·중등 교원양성기관에선 매년 2~3만명의 예비교원이 배출된다. 하지만 지난해 초·중등교원으로 선발된 사람은 8556명뿐이었다. 임용고시 재수·삼수생까지 더하면 경쟁이 심각할 수밖에 없다. 지난해의 경우 공립 초등학교 임용시험 경쟁률은 1.46:1이었고 중·고등학교 경쟁률은 9.96:1이었다. 11:1을 기록한 지역도 있었다.
그동안 교육대와 사범대 입학정원을 줄이고 교직과정, 교육대학원을 통한 교원자격증 남발을 막는 ‘구조조정’이 필요하다는 얘기가 계속 나왔다. 하지만 정부의 이번 계획은 “지난 10년간 교원양성기관 평가, 교직과정 정원조정, 대학 자율조정을 통해 초등교원양성기관(교육대) 정원은 29%, 사범대·교직과정·교육대학원 등 중등교원양성기관 정원은 45% 감축했다”며 추상적으로만 언급했다. 기존 교원 양성 교육의 틀을 그대로 둔 채, 기술발전에 발빠르게 대응하기 위한 교육분야에는 ‘기간제 비정규직’을 채워넣는 현실에 대한 대책도 없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의 하병수 정책기획국장은 “매년 2만 여장의 교원자격증을 남발하는 한, 평균 10대 1의 임용적체는 해소될 수 없다”면서 “일반대가 운영하는 교직과정이나 교육대학원은 대학의 돈줄이어서 정부가 제대로 손을 대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정성식 실천교사모임 대표는 “지금의 교사선발체제는 경쟁이 지나쳐 수능처럼 시험 준비에만 매몰돼 있다”면서 “학생 선발을 고민하듯 교사 선발 시스템도 전반적으로 개편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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