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서비스가 협력업체 노동자들을 직접고용하고 노동조합 활동을 보장하기로 약속한 지 한달만에 삼성그룹 내 노조 활동이 새 국면을 맞고 있다. 직접고용 합의의 주역인 삼성전자서비스지회 조합원은 한달간 1000여명이 늘었고, 다른 삼성 계열사에 노조를 만들기 위한 움직임도 활발해지고 있다.
15일 금속노조 삼성전자서비스지회에 따르면 지난달 17일 노사가 직접고용과 노조활동 보장을 합의하기 전 700명 수준이던 지회 조합원 수는 한달만에 1700명선으로 크게 늘었다. 협력업체 90여곳 중 40여곳에 결성됐던 분회 갯수도 70여곳으로 늘었다. 지회 관계자는 “그동안 원청의 탄압이 무서워 노조에 가입하지 못했던 동료들이 찾아오고 있다”고 말했다. 조합원 수는 2013년 7월 노조가 처음 결성됐을 때 1500~1600명에 이르렀지만 이후 사측이 노조원들에게만 일감을 주지 않는 등 ‘파괴공작’을 벌이면서 줄어들었다.
민주노총은 물꼬가 트인 삼성전자서비스 조합원 수를 늘리는 것을 시작으로 대대적인 ‘삼성에서 노조하기’ 캠페인을 벌일 예정이다. 윤택근 민주노총 부위원장은 이날 오전 서울 중구 민주노총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삼성전자와 삼성중공업에 노조 깃발을 올릴 때까지 삼성 내 민주노조 조직화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삼성그룹 내에는 삼성전자서비스지회와 삼성지회(삼성물산 노조), 웰스토리지회 등 모두 8개 사업장에 민주노총 소속 노조가 있다. 민주노총은 아직 노조가 없는 주요 사업장을 지역본부들과 산별노조가 나누어 맡아 현장 노동자들의 노조 결성을 돕기로 했다. 경남 거제의 삼성중공업은 금속노조와 민주노총 경남본부가, 서울의 삼성의료원은 보건의료노조와 서울본부가, 전국에 흩어진 삼성전자 반도체공장은 각 지역별 본부가 맡는 식이다.
이달 안에 삼성 계열사 병원이나 공장, 사무실이 있는 지역의 버스정류장과 지하철역에 광고를 붙이는 등 홍보에도 적극 나서기로 했다. 윤 부위원장은 “삼성에 노조를 결성한다는 것이 간단한 일은 아니라 장기적으로 보고 진행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민주노총과 금속노조, 민변 노동위원회는 “삼성전자서비스의 노조파괴 공작은 그룹 차원에서 조직적으로 이뤄졌고 검찰과 경찰, 고용노동부 등이 이를 적극 비호했기 때문에 가능했다”며 그룹 전체로 부당노동행위 수사를 확대하고, 고용노동부와 검찰의 과거 부당노동행위 무혐의 처분을 재조사할 것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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