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2일 서울 광진구 세종대학교 대양홀에서 제13회 입양의날 기념행사를 준비하던 중앙입양원 직원들은 깜짝 놀랐다. 행사 시작을 5분 앞두고 최재형 감사원장(62)이 왔다는 소식을 들었기 때문이다. 감사원장은 국가 의전서열 10위에 해당하는 최고위급 인사다.
중앙입양원 담당직원은 수행원도 없이 혼자 들어오는 최 감사원장을 귀빈석으로 안내했지만 사전 통보가 없었던지라 빈자리가 없었다. 가장 상석에 있던 김원득 중앙입양원장이 황급히 자리를 비켜줬다. 나머지 인사들의 자리도 줄줄이 한 칸씩 밀렸다.
최 원장은 이날 행사에 입양 부모 자격으로 참석했다. 비가 내리는 가운데 혼자 차를 운전해 행사장까지 왔다. 최 원장은 슬하에 2녀2남을 뒀는데, 두 딸을 낳은 뒤 두 아들을 입양했다. 홀로 들어오는 최 원장을 먼저 알아보고 중앙입양원 직원에게 알려준 사람들도 입양 부모 모임인 한국입양홍보회 관계자들이었다. 최 원장은 이 단체 이사를 맡고 있다.
최 원장이 갑자기 나타나면서 곤혹스러워진 쪽은 보건복지부였다. 최고위급 인사인 감사원장이 축사를 했지만 정작 행사를 주최한 복지부에서는 이강호 인구아동정책관(국장급)이 대표로 참석했다. 복지부 장관이 주빈으로 참석하는 것이 원칙이지만 박능후 장관도 권덕철 차관도 이동욱 인구정책실장도 이날 행사에 나타나지 않았다. 지난해 입양의날 행사에도 이강호 정책관이 ‘대타’로 참석했다.
복지부 관계자는 16일 “박 장관은 캐나다에서 열리는 경제협력개발기구 사회정책장관회의 출장을 하루 앞두고 준비를 하느라 참석이 어려웠다”고 밝혔다. 또 “권 차관은 매년 참석하던 개인 일정 때문에 다른 지역에 있었고 실장 역시 다른 일정이 있어 부득이하게 국장이 참석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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