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종철 열사가 고문을 받다 숨진 옛 남영동 대공분실이 시민사회의 공간으로 거듭난다.
김상곤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25일 정부서울청사에서 2018년도 제5차 사회관계장관회의를 열고 관계부처 장관들과 ‘옛 남영동 대공분실 시민사회 환원방향 및 부처별 조치사항’을 논의했다. 독재정권시절 남영동 대공분실에서 자행된 국가폭력을 반성하고 이곳을 민주주의가 발전하고 인권이 확대될 수 있는 공간으로 재탄생시킨다는 취지다.
남영동 대공분실은 1987년 1월 14일 스물 서울대생이던 박종철 열사가 물고문을 받던 도중 숨진 곳이다. 이튿날 경찰은 “책상을 ‘탁’ 치니 ‘억’하고 죽었다”는 허위 조사 결과를 발표했지만 결국 진상이 밝혀지며 그해 6월 민주항쟁의 도화선이 됐다.
2005년까지 보안분실로 사용되던 남영동 대공분실은 2005년 10월 경찰청 인권센터로 바뀌었다. 경찰이 남영동 대공분실을 폐쇄하라는 시민사회의 요구를 받아들인 것이다. 2008년 6월 4층과 5층에 박종철 기념전시실을 열어 일반인도 방문할 수 있게 됐다. 박종철 열사 고문 치사사건의 현장인 ‘대공분실 509호’는 원형에 가깝게 남아있다. 하지만 박종철기념사업회 등 시민사회단체들은 국가폭력 가해자였던 경찰이 경찰이 아닌 시민사회가 이곳을 직접 운영해야 한다고 줄곧 요구해왔다.
국유재산법에 따르면 지자체나 공공단체가 국유재산을 비영리 공익사업 목적으로 사용하려는 경우 국가는 공간 사용료를 면제할 수 있다. 행정안전부는 시민사회와 이해관계자 의견을 수렴해 환원방식을 결정하고, 6·10 민주항쟁 기념식에서 대통령 기념사를 통해 구체적인 방안을 발표하기로 했다. 행정안전부 관계자는 “(시민사회에) 환원하는 방향으로 하고, 어떤 식으로 환원할 것인지 부처 간 협의를 진행할 것”이라며 “경찰청·행안부·국방부·기획재정부는 물론, 서울시와도 협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날 회의에서는 ‘제2차 대학 창업교육 5개년 계획안’도 논의됐다. 정부는 누구나 창업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자 대학생이 다른 학교에 개설된 창업 과목을 수강해도 학점 인정을 받을 수 있는 ‘창업 교류제’를 활성화하고, 창업 장학금도 늘리는 등 학사제도를 개선할 계획이다. 학생들이 창업에 집중할 수 있도록 대학에 가칭 ‘진로체험 학기제’를 만들어 실전 창업을 경험해볼 수 있도록 하고, 대학원생이 논문 대신 창업 결과물로 졸업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여름철 오존 관리·피해 예방대책안’도 안건으로 올랐다. 정부는 2022년까지 오존 유발물질인 질소산화물과 휘발성유기화합물을 24.4% 줄여 오존의 원인이 되는 대기오염을 완화하기로 했다. 특히 올 여름에는 정부와 지자체가 드론 등 첨단기술을 활용해 자동차와 사업장의 오염물질 불법 배출 여부를 집중 단속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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