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부 위주 전형과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전형 간 적정 비율이 대학입시제도 개편을 위한 공론화 테이블에 오른다. 수시모집에서 수능최저학력기준을 계속 활용할지와 수능을 전과목 절대평가로 바꿀지, 상대평가로 유지할지도 논의된다.
국가교육회의는 31일 이런 내용의 대학입시제도 개편 공론화 범위를 발표했다. 산하 조직인 대입제도개편특별위원회가 지난 4월 26일 출범 이후 한 달여 동안 시민 의견을 모아 내놓은 결과다. 국가교육회의는 국민적 관심도, 대입전형에서 차지하는 비중, 전문적 판단의 필요성 등 3가지 기준으로 공론화 범위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대입에서 수능 비중은 줄고 학생부종합전형(학종) 비중이 늘어난데다 학종이 공정하지 못하다는 불신이 커지자 ‘정시 확대’ 여론이 거세졌다. 고교 교육을 살리고 창의적 인재를 키우기 위해서는 학종 비율을 늘려야 한다는 의견도 팽팽히 맞서고 있다. ‘선발방법 비율’은 특위가 여론을 수렴할 때 가장 많이 언급된 쟁점이다. 시민들은 공론화 과정에서 학생부 위주 전형과 수능 전형 간 적정비율을 모색하게 된다. 국가교육회의는 비수도권 대학에서 학생부교과전형 선발 비율이 높다는 점 등을 고려해 학종 뿐만 아니라 교과전형까지 두루 논의하기로 했다.
수시에서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활용하는 문제도 살핀다. 그동안 수험생 부담을 낮추기 위해 완화·폐지해야 한다는 의견과 대학 자율에 맡겨야 한다는 의견이 대립했다. 국가교육회의는 이 쟁점이 선발방법 비율과도 관련이 깊어 공론화 범위에 포함했다고 밝혔다.
□수능 평가방법도 공론화 대상이다. ‘전과목 절대평가 전환’과 ‘상대평가 유지’를 놓고 토론을 벌이게 된다. 국가교육회의는 “지난해 2021학년도 수능 개편을 논의할 때 결정을 유예했던 핵심 사항이며 현재도 대입제도 개편 논의의 중심 사항이라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교육부는 ‘수능원점수제’ 안까지 고려해달라고 요청했지만 국민적 관심도가 낮고, 점수경쟁과 선택과목 간 유불리 문제가 발생한다는 점을 들어 제외했다.
절대평가를 실시해도 수능 성적으로만 선발하는 ‘수능 100% 전형’인 경우 예외적으로 원점수를 제공해 동점자를 처리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도 제외했다. 보다 전문적인 검토가 필요하기 때문에 향후 교육부에서 논의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앞서 교육부는 학종과 수능 전형 간 적정 비율, 수시·정시모집 통합, 수능 절대평가 전환 등 3가지를 반드시 결정해달라고 국가교육회의에 요청했다. 하지만 수시·정시 통합 여부는 공론화 범위에서 제외됐다. 여론 수렴 결과 대입전형이 복잡해지는 것을 우려하며 통합에 반대하는 의견이 대다수였기 때문이다. 국가교육회의는 안정적인 대입을 위해 지금처럼 수시·정시 분리체계를 유지할 것을 교육부에 권고할 계획이다.
학종 공정성 제고 방안, 수능 과목 구조, 대학별고사 축소·폐지, 수능 EBS 연계율 개선 등 교육부가 추가로 국가교육회의 의견을 구한 사항 역시 공론화 범위에 넣지 않기로 했다. 국가교육회의는 “기술적·전문적 성격이 높아 대입정책을 지속적으로 추진해온 교육부가 논의해 결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다만 교육부가 학종의 공정성과 신뢰성을 높이기 위한 적극적 조치에 나설 것을 권고할 방침이다.
공론화 과정은 또다른 산하 조직인 공론화위원회가 맡는다. 공론화위원회는 구체적인 의제를 설정하고 7월 말까지 권역별 국민토론회와 TV토론, 온라인 의견수렴을 진행한다. 최종 대입개편안은 시민참여단 400명이 결정한다. 8월 초 특위가 이 결과를 토대로 권고안을 내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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