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 폭염에 노동자들 건강 ‘비상’

최미랑 기자 rang@kyunghyang.com

입력 : 2018.06.03 15:06:00

경향신문 자료사진

올 여름도 불볕 더위가 기승을 부릴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바깥에서 일하는 노동자들 건강 관리에 비상이 걸렸다.

고용노동부는 건설현장 등을 대상으로 4일부터 오는 9월30일까지 감독·점검을 실시한다고 3일 밝혔다. 앞서 2일 오전 11시부터 올 여름 첫 폭염주의보가 대구, 광주, 전남, 경북·경남 등지에 내려진 바 있다.

여름철 옥외 작업을 하는 노동자들은 자칫 무더위로 열사병, 열탈진, 열경련 등 재해를 입기 쉽다. 지난해 건설업계에서는 이같은 온열질환 산업재해가 8건 발생했고, 사망자도 2명이나 나왔다.

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에서는 폭염에 직접 노출되는 옥외작업을 할 때 사업주는 노동자를 적절하게 휴식하게 하는 등 건강장해를 예방하기 위한 조치를 취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노동부는 이같은 규칙이 현장에서 지켜지는지 확인하고, 각 사업장에 ‘열사병 예방 기본수칙 이행 가이드’를 배포한다.

시원하고 깨끗한 물을 공급해야 하고, 햇볕을 완벽하게 가려지는 ‘그늘’을 노동자에게 제공해야 하며, 기온에 따라 적절한 휴식을 제공해야 한다는 내용이다. 폭염특보가 내리면 1시간 주기로 10~15분 이상을 규칙적으로 쉬어야 하고, 습도가 높은 경우에는 휴식시간을 더 늘려야 한다. 또 신규입사자나 휴가복귀자에 대해서는 열 적응을 위해 더 많은 휴식시간을 제공해야 한다.

전재희 민주노총 건설노조 교육선전실장은 “기업 이미지 관리에 신경을 쓰는 ‘1군 업체’ 외에 대부분 현장에서는 폭염 안전수칙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임채섭 건설노조 경기남부타워크레인지부장도 “휴게 공간을 보장한다지만 형식적으로 천막 하나 덜렁 쳐 놓은 게 대부분이고 수용인원에도 한계가 있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

노동부는 또 장마철 대형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4일부터 7월6일까지 사고 위험이 높은 전국 건설현장 900여 곳을 대상으로 예방감독을 실시한다. 지난해 7~8월 집중 호우 때문에 전국 건설 현장에서 일어난 사고로 사망한 노동자는 5명에 이른다. 우선 이달 4일부터 15일까지는 사고예방을 위한 원·하청 자체점검을 벌이도록 하고, 그 결과를 확인해 안전관리가 소홀하거나 사고 위험이 높은 현장을 대상으로는 불시감독을 실시한다는 계획이다.

박영만 노동부 산재예방보상정책국장은 “노동자들이 온열질환에 걸리지 않도록 시원한 물, 그늘 적절한 휴식을 제공하는 것은 최소한의 안전보건관리조치”라며 “각 사업장에서 이를 보다 적극적으로 이행해 달라”고 당부했다. 또 “장마철은 집중호우, 침수 및 폭염 등으로 대형사고 위험이 높아 현장에서 안전수칙을 철저하게 지키고 사고에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