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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과 생태

인공수정으로 반달가슴곰 태어났다...세계 최초

인공수정으로 태어난 반달가슴곰 새끼가 전남 구례군 국립공원관리공단 종복원기술원 증식장에서 어미곰과 놀고 있다. | 국립공원관리공단 제공

인공수정으로 태어난 반달가슴곰 새끼가 전남 구례군 국립공원관리공단 종복원기술원 증식장에서 어미곰과 놀고 있다. | 국립공원관리공단 제공

멸종위기종인 반달가슴곰이 인공수정으로 태어났다. 세계 최초다.

환경부 산하 국립공원관리공단은 전남 구례군 종복원기술원 증식장에 있는 반달가슴곰 어미 두 마리가 올해 2월 출산한 새끼 두 마리의 유전자를 분석해 인공수정으로 태어난 개체들임을 확인했다고 10일 밝혔다. 한 마리는 지난달 초 어미 밑에서 자라다가 알 수 없는 이유로 폐사했고, 한 마리는 잘 자라고 있어 야생적응훈련을 한 뒤 올 가을 방사할 계획이다.

종복원기술원 연구진은 지난해 7월 증식장에 있는 암컷 4마리에게 인공수정을 시도했고, 그 결과 두 마리가 각각 한 마리씩 새끼를 낳았다. 이 암컷들이 증식장 안에서 자연교미를 했을 수도 있어서 새끼의 유전자를 분석해보고 인공수정으로 출산한 것임을 확인했다. 살아남은 새끼는 러시아에서 온 암컷 RF-04과 수컷 RM-19의 수정란에서 태어났다.

반달가슴곰은 오랜 복원노력을 통해 개체 수가 늘어나고 있으며 지리산에서 야생 상태로 살아가는 곰도 이미 50마리가 넘었다. 하지만 세력이 강한 몇몇 개체들 중심으로 번식돼 유전적 다양성이 적다. 야생 상태에 적응해 살아남으려면 이런 취약성을 극복해야 한다. 공단은 미국이나 독일 등 해외 전문가들과 교류해 정보를 얻어가며 2015년부터 반달가슴곰 인공증식 연구에 들어갔다. 이번 성공은 3년만의 성과다. 곰은 수정란이 자궁에 자리잡기까지 시간이 걸리는 지연착상이나 겨울잠같은 독특한 생태 메커니즘을 갖고 있어 인공수정이 어려운 것으로 알려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