ㆍ교육부, 2022학년도 대입 개편안
ㆍ수능 EBS 연계율은 50%로 축소
올해 중학교 3학년이 치르는 2022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부터 각 대학들이 실시하는 객관식 지필고사가 사라진다. 폐지해야 한다는 의견이 적지 않았던 자기소개서는 ‘사실 위주 기록’으로 개선하고, 교사추천서는 없앤다. 학교 수업을 문제풀이로 변형·왜곡시킨다는 비판을 받아온 수능 EBS 연계율은 현행 70%에서 50%로 축소된다.
교육부는 13일 한국방송통신대 서울지역대학에서 개최한 대입정책포럼에서 이런 내용의 개편안을 발표했다. 이 포럼은 2022학년도 대입 개편 중 대통령직속 국가교육회의가 공론화 범위에 포함시키지 않기로 한 과제들을 논의하기 위한 자리다. 교육부는 의견수렴을 거쳐 해당 과제들의 최종방안을 결정해 오는 8월에 발표한다.
논란이 가장 많았던 자기소개서는 없애기보다는 개선하는 쪽으로 방향을 정했다. 현재 학생부종합전형(학종)을 실시하는 대학들 중 79%가 자기소개서를 요구하고 있는데, 대입전형에서 비중이 큰 만큼 부작용에 대한 지적도 많았다. 학생의 고교시절 경험과 성취에 대한 주관적 평가가 많은데다 대필과 허위작성 문제까지 불거졌다. 하지만 학생들의 특성을 파악할 수 있는 기본 자료라는 점에서 섣불리 없애기보다는 개선 쪽으로 의견이 모였다.
문항당 1000~1500자 정도의 서술형 에세이로 이뤄진 서식을 500~800자 분량으로 줄이고, 면접에서 자기소개서에 적힌 내용이 사실인지 확인할 수 있도록 사실기록 중심으로 바꾸기로 했다. 대필·허위작성이 확인돼도 그동안에는 응시자가 정원에 못 미치면 0점 처리에 그쳤는데 앞으로는 반드시 탈락시키고 사후에라도 확인되면 입학을 취소하기로 했다.
학종전형을 실시하는 대학 중 21%가 요구하고 있는 교사추천서는 없애기로 했다. 자소서와 달리 교사추천서에 대해서는 대학들과 진학담당교사, 학생·학부모 모두가 ‘학생의 장점만 나열해 실효성이 없다’, ‘교사의 주관이 개입될 여지가 있어 형평성에 문제가 있다’는 의견들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대입정책포럼은 “학생 개개인에 대한 교사의 의견은 학생생활기록부를 통해서도 충분히 확인할 수 있으므로 대입을 단순화하고 공정성을 높인다는 측면에서 교사추천서는 폐지하는 것을 검토한다”는 의견을 냈다.
‘적성고사’로 불리는 객관식 지필고사도 2022학년도부터 폐지하기로 했다. 적성고사는 대학이 정한 2~3개 교과의 객관식 시험으로 수능과 비슷한 형식이다. 면접 때 공통 제시문을 주는 구술고사도 없애기로 했다. 내신과 수능에 더해 대학별 시험들까지 치러야 하는 학생들의 학업부담이 매우 큰데다 구술 대비 사교육까지 생겨나고 사실상 선행학습을 부추긴다는 비판이 많았기 때문이다. 다만 부득이한 경우 고교 교육과정의 범위와 수준 안에서 출제하는 식의 구술고사는 허용할 수 있도록 하되, 선행학습금지법을 철저히 적용하기로 했다. 지필고사와 구술고사 대신에, 학생부를 기반으로 응시자 개개인별 ‘맞춤형 면접’을 하도록 한다는 원칙을 정했다.
수능부터 EBS 연계율도 지금의 70%에서 50%로 줄인다. 연계방식도 직접연계가 아닌 현행 영어영역처럼 간접연계 방식으로 전환한다. 문제풀이식 수업으로 고교 교육과정이 왜곡되는 현상을 개선하기 위해서다. 교육부는 학생과 학부모의 사교육 부담을 줄이기 위해 2005학년도 수능부터 EBS 교재·강의와 연계해 수능을 출제했다. 2011학년도부터는 연계율을 70% 수준으로 끌어올렸다. 하지만 그 이후 교과서 대신 EBS 교재로 문제풀이식 수업을 하는 학교가 늘면서 교육과정이 오히려 왜곡된다는 지적이 끊이질 않았다.
2022학년도부터 EBS의 연계율을 낮추면 암기식 학습이 줄고, 지나친 ‘변형 출제’로 인한 문항오류 같은 부작용도 적어질 것으로 교육부는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EBS 교재 외에 다른 문제집까지 공부해야 해 학습 부담은 가중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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