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여름 내내 ‘기록적인 무더위’라더니, 결국 역대 고온 기록을 갈아치웠다.
기상청에 따르면 1일 오후 강원도 홍천의 최고기온이 41도까지 올라갔다. 1942년 대구의 40도 기록이 76년만에 깨진 것이다. 지난달 11일 장마가 이례적으로 일찍 끝난 뒤 가마솥 더위가 이어지면서, 최고기온 기록을 올해 경신할 지 모른다는 관측은 계속 나왔다. 잠시 비를 부르고 소멸된 태풍 ‘종다리’가 한반도 동쪽에서 바람을 보내와 태백산맥 서쪽을 오히려 더 고온건조하게 만드는 ‘푄’ 현상을 일으키면서, 최고기온 새 기록을 세운 주인공은 영서 지방에 속하는 홍천이 됐다. 기상청은 “백두대간을 넘어온 동풍이 분지 지형인 홍천에 모이면서 기온을 높였다”고 설명했다.
홍천과 함께 강원 북춘천, 경북 의성, 경기 양평, 충북 충주 5곳이 이날 40도를 넘겼다. 서울은 종로구 송월동의 공식관측을 기준으로 이날 오후 39.6도를 기록했다. 1907년 기상관측이 시작된 이래 111년만에 가장 높은 온도다. 공식기록은 아니지만 자동기상관측장비(AWS)에서 경기 광주 퇴촌이 42.1도로 이날 최고 기온을 기록했다.
8월의 첫날부터 40도를 넘나드는 폭염이 계속돼, 현재 전국 대부분 지역에 폭염 경보가 발효됐다. 2일도 수은주가 40도 가까이 치솟는 폭염이 계속된다. 이날 아침 최저기온은 22∼29도, 낮 최고기온은 32∼39도로 예보됐다. 최고기온은 서울·수원·춘천 39도, 충주·대전·세종·전주·대구 38도까지 오를 것으로 보인다. 3일에는 1도 정도 기온이 떨어지겠지만 주말까지 내내 36~37도를 오르내리는 더위가 계속된다. 기상청 열흘치 중기예보에 따르면 11일까지도 34도 안팎의 폭염이 이어질 전망이다.
▶[날씨가 왜 이래]‘7말 8초’의 위엄...“더웠고, 덥고, 또 더울 것”
더위가 말 그대로 ‘재난’이 되면서 사고 예방에도 비상이 걸렸다. 이낙연 국무총리는 1일 낮 시간대 공사 중지 등 폭염에 따른 인명피해·안전사고 예방 대책을 실시하라고 행정안전부, 국토부, 고용부, 농식품부, 해수부 등 관계부처에 긴급지시했다.
이 총리는 정부·지자체·공공기관 발주 건축·토목 공사는 낮 시간대 작업을 중지하는 방안을 강구하라고 요청했다. 민간 작업장에도 이렇게 권고하고, 특히 노동자들이 열사병 예방안전수칙 등을 준수하도록 철저히 관리·감독할 것을 주문했다.
민주당 김태년 정책위의장은 국회 최고위원회의에서 “8월 임시국회에서 재난안전법에 폭염이 포함되도록 법 개정을 서두를 것”이라며 “정부는 전기요금을 경감하기 위한 요금체계 개편이나 부가세 환급 등 다양한 방안을 즉시 검토해주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날씨가 왜 이래'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날씨가 왜 이래]호들갑 베를린, “서울 앞에 명함도 내밀지 마” 열대야의 기상학 (0) | 2018.09.05 |
---|---|
이 더위 언제 꺾일지, 하늘만이 안다···'최고기온' 역대 기록 바뀐 날, 기상청은 (0) | 2018.09.05 |
[날씨가 왜 이래]경북 영천 40.3도...‘폭염의 마지노선’이 40도인 이유는? (0) | 2018.09.03 |
[날씨가 왜 이래]31도 ‘초열대야’ 111년 만에 가장 더운 밤…9월에는 식을까 (0) | 2018.09.03 |
24년 만에 최고 더위, ‘온열질환자’ 1000명 육박...“더위도 ‘재난’” (0) | 2018.09.0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