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시간 줄인 사업장들 3만명 채용계획···‘일자리 나눔’ 효과 있네

이혜인 기자 hyein@kyunghyang.com

입력 : 2018.07.25 11:42:00 수정 : 2018.07.25 14:19:15

이달부터 노동시간이 줄어든 300인 이상 사업장에서 3만명 가량을 신규채용했거나 채용할 계획인 것으로 나타났다.

25일 고용노동부가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에 제출한 ‘주요 업무 추진계획’을 보면 이달부터 주 52시간 한도의 노동시간 단축 대상이 되는 300인 이상 사업장 3627곳 가운데 22.4%인 813곳에서 총 2만9151명을 새로 뽑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중 3분의 1인 9775명은 이미 채용이 끝났고 나머지는 채용 절차가 진행 중이다.

주 52시간 이상 노동하는 직원이 전혀 없는 기업은 1454곳으로, 이행률이 아직 40.1%에 불과했다. 60% 가까운 기업들은 주 52시간 넘게 일하는 노동자가 있었다. 이 기업들은 인력을 충원하거나 근무형태를 바꾸는 식의 대책을 세우고 있었다. 전체의 42.8%가 인력 충원으로 주 52시간제에 맞출 것이라고 했다. 그 다음으로는 탄력근로제를 포함한 유연근무제 도입(35.2%), 교대제 등 근무 형태 변경(16.8%), 생산설비 개선(16.6%) 순이었다.

지난 2월 노동시간을 줄이는 근로기준법 개정안이 국회에서 통과됐을 때, 노동시간을 줄이면 11만명에서 최대 27만명의 일자리가 생겨날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한국노동연구원은 5년간 최대 15만명의 고용 창출이 일어날 것으로 예측하기도 했다. 노동시간 적용에서 제외되는 특례업종이 일부 남아 있고 단축대상 사업장이 당장은 300인 이상 규모로 제한되긴 했지만, 노동시간을 줄여 일자리를 나누는 효과를 거둘 수 있다는 것이 이번 노동부 조사로 입증된 셈이다.

노동시간을 줄인 기업들 중 상당수는 탄력근로제의 단위가 되는 기간을 6개월~1년으로 늘려달라고 요구한다. 반면 노동계는 이렇게 될 경우 업무가 몰리는 기간에는 사실상 노동시간 규제 효과가 사라진다며 반대하고 있다. 이에 대해 노동부는 “실태조사를 한 뒤 그 결과를 바탕으로 전문가와 노·사단체 의견을 수렴해 개선 방안을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노동시간 단축 준비 상황에 따라 우수, 적정, 보통, 미흡 등 4단계로 사업장들을 분류해, 보통·미흡 사업장을 집중관리하고 있다”며 “지방 관서별로 사업장 유형에 따른 컨설팅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노동부는 또 1월 29일부터 4월 13일까지 편의점·건물관리업 등 취약업종 사업장 582곳을 집중 감독해 최저임금 위반 사업장 386곳을 적발했다. 사업주가 노동자에게 지급하지 않은 임금 규모는 4억3000만원에 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