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부산 해운대 엘시티 주상복합단지 신축공사 현장에서 작업용 구조물 추락으로 노동자 4명이 숨지는 사고가 벌어지는 등 올들어 사망사고가 끊이지 않았던 포스코건설의 안전관리 책임자 5명 중 4명이 정규직이 아닌 것으로 드러났다. 포스코건설은 억대의 과태료를 물게 됐고, 안전관리를 소홀히 한 현장 책임자들도 무더기로 형사입건됐다.
고용노동부는 포스코건설을 대상으로 실시한 특별감독 결과, 모두 16곳에서 부실한 추락예방 조치 등 149건의 법규 위반을 적발해 각 현장의 안전관리 책임자인 현장소장 16명을 형사입건하기로 했다고 31일 밝혔다. 노동부는 올해 들어 포스코건설 공사장에서 5차례의 사고로 노동자 8명이 숨지자 지난달 18일부터 이달 20일까지 본사와 건설현장 24곳에 대한 특별감독을 실시했다.
감독결과를 보면 포스코건설 공사현장에서 일하는 안전관리자 315명 중 56명만이 정규직인 것으로 나타났다. 정규직 비율은 17.8%로 100대 건설사 안전관리자 정규직 비율(37.2%)의 절반 수준이다. 50대 건설사 중 포스코건설보다 정규직 비율이 낮은 곳은 세 군데밖에 없다. 안전관리자는 건설안전기사·산업안전기사 등 안전 전문 자격증을 갖고 대규모 공사현장의 안전관리를 담당하는 직책이다. 협력업체 직원들에게 안전수칙을 교육하거나 지시하는 역할을 한다. 정규직 안전관리자가 현장에서 더 힘이 있을 수밖에 없는 구조다. 포스코건설은 또 협력업체에 대한 지원 프로그램과 위험성 평가도 형식적으로 운용하는 등 안전보건관리시스템 전반이 부실한 것으로 조사됐다.
노동부는 특별감독 대상 건설현장 24곳에서 안전보건교육을 제대로 하지 않는 등 법규 위반 165건을 적발해 2억3681만원의 과태료를 부과하기로 했다. 포스코건설 본사에서도 안전·보건관리자 선임 위반 등 55건의 법규 위반을 적발해 과태료 2억9658만원을 물린다. 건설현장 1곳에 대해서는 안전시설 불량 등을 적발해 작업중지 조치를 했고, 건설현장 24곳의 법규 위반 197건에 대해서는 시정 조치를 했다.
노동부는 포스코건설에 대해 안전관리자의 정규직 비율 확대, 안전 분야 투자 확대, 협력업체 지원 강화 등을 요구하고 이행 여부를 계속 모니터링할 계획이다. 박영만 노동부 산재예방보상정책국장은 “안전한 일터 조성을 위해서는 대형 건설업체가 선도적 역할을 해야 한다”며 “충분한 역량이 있음에도 안전관리를 제대로 하지 않아 반복적으로 사망 재해를 유발하는 건설업체에 대해서는 엄중하게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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