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일 무더위가 전국을 강타하면서, 온열질환에 걸린 사람이 2200명이 넘었다. 더위는 모두를 괴롭히지만 특히 취약한 계층과 지역이 있다. 어린 아이들과 노약자들이 그런 계층이고, 이런 취약계층에게 온열질환이 생겼을 때 보건의료체계가 즉시 가동되기 힘든 지역들이 취약지역들이다. 전국 기초지방자치단체 중에 전북 전주·익산과 광주 북구 등이 연일 계속되는 폭염에 특히 취약한 지역으로 나타났다.
환경부가 8월 1일부터 전국 시군구별 ‘폭염취약성지수’ 분석 결과를 공개한다. 범정부 차원에서 폭염 대책을 효율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만든 이 지수는 폭염에 대응하는 능력의 상대적 차이를 0에서 1까지 표준화한 값이다. 수치가 높을수록 폭염에 취약하다는 의미다. ‘기후노출’에 ‘민감도’를 더하고 거기에서 ‘적응능력’을 빼서 지수를 산출했다. 기후노출은 각 지역의 평균온도, 민감도는 총 인구수·65세 이상 인구·5세 미만 영유야 인구 등이다. 사회인프라를 의미하는 적응능력에는 소방서 인력, 의료기관 수, 응급의료기관 수, 지역내총생산(GRDP·지자체 재정규모를 의미) 4가지가 있다.
분석 결과 폭염취약성지수가 가장 높은 곳은 전북 전주시 완산구(0.61)였고, 가장 낮은 곳은 강원도 화천군(-0.14)이었다. 기상청 8월 평균온도로 봤을 때 완산구는 기후노출도가 0.5로 높은 반면 인구 1000명 당 소방인력 등 적응능력은 0.03으로 낮았다. 다음으로는 전주 덕진구, 전북 익산시, 광주 북구가 0.58이었다. 전북 군산(0.56), 광주 광산구(0.55)가 뒤를 이어 호남 지역이 상대적으로 폭염에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강원 화천군은 전국에서 제일 낮은 -0.14였다. 다른 곳보다 덜 덥기 때문이다. 강원도는 대부분 지역에서 ‘-값’이 나왔다. 그 외에 낮은 값이 나온 충북 지역은 인구가 상대적으로 적으면서 소방·의료 인프라가 다른 곳보다 나았다. 전국의 평균 지수는 0.29, 중앙값은 0.32이다.
폭염에 특히 민감한 65세 이상 고령자층을 대상으로 보면 고창군·김제시(0.61)와 정읍시(0.59)가 취약했다. 노인 인구가 30%를 넘는 전북 지역이 상대적으로 폭염 취약성이 컸다. 가장 낮은 곳은 강원 화천군(-0.05)으로 온도는 낮은데 인구 당 응급의료 기관수는 상대적으로 많기 때문이다.
5세 미만 아이들을 살펴보면 전주 덕진구·군산시·완주군(0.59)과 전주 완산구(0.58)·부산 기장군(0.57) 등에서 폭염 취약성이 높았다. 온도는 높은데 인프라가 부족해서다. 충북 괴산군(-0.09)은 기온이 상대적으로 낮고 5세 미만 영유아가 적어서 취약성 지수가 낮게 나왔다.
31일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5월 20일부터 7월 30일까지 발생한 온열질환자는 2266명이다. 사망자는 28명으로 2011년 감시체계 운영을 시작한 이래 최대다. 지난 24일 문재인 대통령은 “폭염을 특별재난 수준으로 인식”하라고 지시했다. 기후변화로 폭염 피해가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는데, 이런 지수는 지자체별 맞춤형 대응에 참고자료가 될 수 있다. 이번에 공개되는 것은 장기 기후변화 전망이 아닌 1개월 기상전망을 활용해 시범적으로 분석됐고 환경부 웹사이트에서 확인할 수 있다. 다만 변수를 단순화한 것이어서, 지역의 세부 여건을 상세히 반영하지는 못한다. 강원도는 평균온도가 상대적으로 낮지만, 고령 인구가 적지 않다. 의료 여건이 낫다 하더라도 폭염경보 속에선 고령자층의 타격을 조심해야 한다.
신영수 환경부 신기후체제대응팀 사무관은 “도시 지역의 폭염에 취약한 쪽방촌이나 산업단지의 야외근로자 현황 등 지역별 세부 여건 등을 고려해 개선해 나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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