ㆍ발사르탄 쓴 59개 약 판매 중지…남은 약, 병원·약국서 교환
한 국내 의약품제조업체가 중국산 원료를 이용해 제조한 고혈압치료제 원료의약품 ‘발사르탄’에서 발암 가능 물질이 검출되면서 이를 가지고 만든 고혈압 치료제 59개 품목이 판매 중지됐다. 지난달 중국산 발사르탄에서 발암 가능 물질이 검출된 후 식품의약품안전처가 국내 제조·판매되는 모든 발사르탄을 수거해 검사하는 과정에서 밝혀낸 것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국내 의약품제조업체인 대봉엘에스에서 제조한 일부 발사르탄에서 암을 유발할 가능성이 있는 물질인 ‘N-니트로소디메틸아민’(NDMA)이 검출됐다고 6일 밝혔다. 발사르탄은 고혈압·심부전·심근경색 등의 치료에 쓰이는 의약품의 주성분인 원료의약품이다. 대봉엘에스의 발사르탄을 사용해 만든 고혈압치료제는 총 22개사의 59개 품목으로 이날 자정부터 처방 제한·판매 중지 조치가 내려졌다.
문제가 된 59개 제품을 복용 중인 환자 수는 이날 0시 기준 총 18만1286명이다. 이 중 1만5296명은 앞서 중국산 발사르탄 문제로 약을 교환한 환자인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의약품을 처방받은 환자는 과거에 약을 직접 처방·조제받은 병원과 약국을 방문하면 추가 부담금 없이 다른 약을 받을 수 있다. 처방은 기존 처방 중 남아있는 기간에 대해서만 가능하며 남은 약은 반드시 가져가야 한다. 기존에 약을 처방·조제받았던 의료기관과 약국이 폐업했거나 휴가 중이라면 건강보험공단을 통해 기존 처방전을 받은 후 다른 병원 및 약국을 방문하면 된다. 이원식 식약처 의약품안전국장은 “해당 의약품을 복용 중일 경우 환자 개인이 임의로 약 복용을 중단하지 말고 의료진과 상담 후에 재처방을 받아야 한다”고 권고했다.
지난달 중국의 ‘제지앙 화하이’사에서 만든 발사르탄에서 NDMA가 검출된 후 식약처는 국내 수입·제조되는 모든 발사르탄 품목을 수거해 검사를 진행해왔다. 식약처는 화하이의 발사르탄 제조 과정에서 부산물로 NDMA가 생겼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이와 유사한 제조공정을 거쳐 발사르탄을 만드는 회사의 제품을 우선적으로 수거해 검사를 진행했다. 화하이와 유사한 제조공정으로 제품을 만드는 24개사의 31개 품목에서는 NDMA 잠정 관리 기준인 0.3ppm을 초과하는 제품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대봉엘에스는 화하이와 다른 제조공정으로 발사르탄을 제조하고 있음에도 NDMA가 검출됐다. 이원식 의약품안전국장은 “대봉엘에스는 화하이와 다른 용매와 시약을 사용해서 발사르탄을 제조하기 때문에 제조 공정에서 NDMA가 생기기가 어렵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시각”이라며 “NDMA가 (기준치 이상 검출된) 원인에 대해서 계속해서 조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봉엘에스는 중국 주하이 룬두사에서 원료(조품)를 수입해와 국내에서는 세정 과정만 거친 뒤 발사르탄을 제조해왔다. 식약처는 주하이 룬두사에 요청해 제조공정을 파악하고, 필요할 경우 현지 실사도 나갈 계획이다.
식약처는 이날 발사르탄에 함유된 NDMA가 환자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중간조사 결과도 공개했다. NDMA는 세계보건기구(WHO) 산하의 국제암연구소(IARC) 분류 상 2A군으로 분류된 물질로, ‘인간에게 발암물질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는 물질’로 정의된다. 식약처는 국내 허가된 제품 중에 최고용량(320㎎)으로 발사르탄을 사용한 제품을 3년 내내 복용할 경우 자연발생적인 발암가능성에 더해서 1만1800명 중 1명이 암에 걸릴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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