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최악의 폭염이 111년 만에 가장 더운 밤으로 이어졌다.
2일 기상청에 따르면 밤 사이 서울의 최저기온은 30.3도를 기록했다. 서울에서 기상관측을 시작한 1907년 이후 111년 동안 하루 최저기온 가운데 가장 높은 것이다.
내륙에서 초열대야가 나타난 것은 서울이 처음이다. 원인은 두 가지다. 먼저 1일 서울 낮 최고기온이 39.6도로 뜨거웠다. 두번째로, 열이 식으려면 온도가 낮은 곳에서 공기가 유입돼야 하는데 밤새 대기가 정체돼 바람이 불지 않았다.
밤 사이 서울 외에도 인천(29.1도), 청주(27.9도), 서귀포(27.8도), 수원(27.8도), 대전(27.6도), 부산(27.1도), 광주(27.1도), 대구(25.2도) 등에서 열대야가 나타났다. 서울은 12일째, 부산은 16일째, 광주와 대전은 13일째 여수는 15일째 열대야가 계속되고 있다.
열대야는 일본의 기상 수필가인 구라시마 아쓰시가 만든 말로 알려져 있다. 열대지방의 밤처럼 잠을 청하기 힘든 여름밤을 가리킨다. 오후 6시1분부터 다음날 오전 9시까지 밤사이 최저기온이 25도 아래로 내려가지 않을 때 이렇게 부른다. 초열대야는 이를 넘어 최저기온이 30도 이상을 유지하는 현상이다.
한국 기상청에서는 ‘초열대야’라는 표현을 공식적으로 쓰지는 않는다. 1951년 8월20일 광주에서 29.8도를 기록한 이래 한 번도 30도를 넘은 일이 없던 탓이다. 그러다 2013년 8월3일 강원 강릉시에서 30.9도를 넘겼고, 지난 7월22일 31도로 두 번째 초열대야가 나타났다. 한반도가 자꾸 뜨거워지면서 기상용어에도 변화가 일어나고 있는 셈이다.
일본 외엔 밤 기온을 특별히 구분 안 하지만, 올여름 기록적인 무더위에 북유럽에서도 열대야(tropical night) 신드롬이 찾아왔다. 지난달 노르웨이 오슬로는 2003년 이후 15년 만에 최저기온이 20도를 넘겼다. 스웨덴도 지난 주말 곳곳에서 최저기온이 20도 밑으로 떨어지지 않아 “이제까지 겪어보지 못한 온도”라며 현지 언론들이 놀라움을 쏟아냈다. 독일 베를린은 지난 31일 밤 24.4도를 기록하면서 “100년 만의 열대야”라는 반응이 나왔다. 30도를 넘나드는 한국 상황을 생각하면 ‘호들갑’으로 보일 수 있지만, 세계적으로 이제까지 겪어보지 못한 기록적 더위가 휩쓸고 있는 셈이다.
2일도 전날과 비슷한 수준의 ‘역대급’ 폭염이 이어졌다. 3일도 39도를 넘나드는 폭염이 계속되며, 특히 남부 내륙의 기온이 오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최저기온은 23~29도, 최고기온은 33~39도로 예보됐다. 4일도 39도에 육박하는 폭염이 이어진다. 12일까지는 비소식도 없다. 이달 중순까지도 계속 폭염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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