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대형의료기관들은 환자들로부터 대체로 만족스러운 평가를 받고 있지만, 환자들의 권리 보장이나 의사들의 서비스 수준은 만족도가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건복지부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심평원)은 환자가 직접 참여한 ‘의료서비스 환자경험’ 평가결과를 10일 심평원 홈페이지에 최초로 공개한다고 9일 밝혔다. 이번 평가는 국내 상급종합병원, 500병상 이상 종합병원 등 92개 대형 요양기관을 대상으로 조사했으며, 총 1만4970명의 환자가 참여했다. 의사나 간호사들의 서비스 수준과 투약·치료과정의 적절성, 병원 환경, 환자권리 보장에 대한 만족도 평가가 이뤄졌다.
평가결과 대형 의료기관들의 총 평균 점수는 83.9점 가량으로, 환자들이 서비스 수준에 대체로 만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반적 평가’ 항목을 기준으로 보면 특히 중앙대병원과 삼성서울병원, 인천의 인하대의대부속병원, 전남의 원광대병원 등이 80점대 후반에서 90점대 초반까지의 높은 점수를 기록했다. 반면 대전 건양대병원과 전남의 목포한국병원, 경북 문경제일병원, 충남 백제병원 등은 70점대 중반으로 비교적 낮은 점수를 받았다.
국내 대형의료기관들은 환자들의 권리 보장 측면에서 약한 모습을 보였다. ‘의료진에 불만을 쉽게 말할 수 있었는지’의 여부는 73점으로 평가 항목들 중 가장 만족도가 낮게 나왔으며, ‘환자가 치료결정 과정에 참여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도 만족도가 79.7점에 그쳤다. 병원들 중에서는 건양대 병원과 한양대 구리병원, 한림대 성신병원 등이 이 항목에서 만족도가 낮았다.
대형의료기관들은 의사들의 서비스 수준도 떨어졌다. 환자들은 ‘의사와 만나 이야기할 기회가 있는지’의 여부에 대해 74.6점을 줬으며, ‘회진시간 정보를 충분히 받는지’에 대해서도 비교적 낮은 점수인 77점을 줬다. 하루에 몇 번 되지도 않는 회진시간에 의사와 얘기를 하고 싶은데 언제 도는지를 몰라 불편이 크다는 것이다. 의사 서비스의 만족도가 낮은 병원들은 서울 보라매병원과 인천 길병원, 일산 백병원 등이었다
복지부 관계자는 “조사결과 의료진과 환자 간 소통이 개선돼야 할 필요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라며 “향후 환자들의 만족도가 떨어진 부문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이유를 분석할 예정이며, 평가 결과를 각 병원의 인센티브에 연계하는 방법도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이나 영국, 네덜란드 등 외국에서는 환자가 느끼는 의료서비스의 질을 향상시키기 위해 2000년대 초반부터 꾸준히 환자경험평가를 시행하고 있다. 환자가 의료기관에서 체험한 긍정적인 경험과 환자중심 의료는 환자의 증상을 완화시키는데도 긍정적인 효과가 있는 것으로 보고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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