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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래서야

한국인 18% “한 달에 한 번은 쓰러질 때까지 마신다”

한국인 18% “한 달에 한 번은 쓰러질 때까지 마신다”

한국인 5명 중 1명 가량은 한 달에 한 차례씩 쓰러질 때까지 술을 마시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건복지부는 삼육대학교 산학협력단에 의뢰해 조사한 ‘음주문화 특성분석 및 주류접근성 개선’ 보고서를 4일 공개했다. 온라인으로 시민 3015명을 조사해보니 한국의 지나친 음주 문화는 여전한 것으로 것으로 나타났다. 응답자 중 18.7%는 최근 한 달 새 술을 마시고 정신을 잃거나, 마셨을 당시를 기억하지 못하는 ‘블랙아웃’ 현상을 경험했다고 답했다. 성별로 보면 남성의 23.6%가 한 달에 한 차례 이상 블랙아웃된 적이 있다고 답했으며, 3차례 이상이라는 이들도 5%가 넘었다. 블랙아웃을 경험한 여성은 13.1%였다.

한 번에 들이키는 ‘원샷’이나 2종류 이상의 술을 섞어 마시는 ‘폭탄주’ 문화도 여전했다. 89.3%는 최근 1년 간 원샷을 해 본 적이 있다고 했다. 폭탄주를 마셔본 사람은 68.7%였다. 원샷과 폭탄주를 경험한 비율은 20대가 가장 높았다. 20대 응답자의 34%는 원샷을 자주 한다고 했고, 18.4%는 폭탄주를 자주 마신다고 했다.

지나친 음주는 여러 폐해로 이어졌다. 술 때문에 업무수행에 지장을 받았다는 이들이 21.6%였다. 10.6%는 술을 마시고 말다툼을 한 적이 있다고 답했다. 남성 응답자의 3.8%는 “술을 마시고 작업이나 일상생활에서 사고가 난 적이 있다”고 했다. 3.4%는 “성매매나 성희롱을 시도한 적이 있다”고 응답했다.

음주를 제한하는 정책이 필요하다는 데에는 대체로 공감했다. 96.2%는 술에 취해 범죄를 저질렀을 때 처벌을 낮추는 ‘주취감형’을 폐지해야 한다고 답했다. 공원이나 공공장소에서 음주를 제한하는 것에도 94.8%가 찬성했다. ‘유명인이 나오는 주류 광고를 제한해야 한다’ 75.3%, ‘술도 담배처럼 경고그림을 부착해야 한다’가 72.6%로 나타났다. 하지만 술의 가격을 올리는 데에는 32.6%만 동의했다. ‘건강증진부담금’ 형태로 술에 추가로 세금을 매기는 것에는 48%가 동의했다. 김용익 국민건강보험공단 이사장은 최근 “주류세 부과 방안을 논의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밝혀 관심을 모았다.

보고서는 여러 대책 중 우선 공공장소에서의 음주를 제한하는 조치를 권고했다. 현재 세계 88개국이 학교나 정부기관 등을 금주 구역으로 지정해 규제하고 있으나, 국내에는 아직 그런 정책이 없다. 전국 51여개 지자체가 금주 구역을 두는 조례를 두고 있으나 실효성이 낮다는 지적이 많다. 보고서는 “공공장소 음주 규제에는 대중들도 찬성하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며 “다만 술에 대한 문화는 아직도 관대한 편이므로 우선 관공서와 병원, 보건소, 아동·청소년 보호강화가 필요한 시설부터 음주를 제한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