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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래서야

국민연금,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과정 감사결과 공개···보고서 작성 책임물어 해임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논란이 한창이던 2015년 7월10일 서울 강남구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의 모습/ 연합뉴스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논란이 한창이던 2015년 7월10일 서울 강남구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의 모습/ 연합뉴스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과정에서 근거 보고서를 작성했던 채준규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 주식운용실장이 해임됐다. 관련된 직원 2명은 경징계에 해당하는 견책과 경고를 받았으며, 전체 과정에서 제 역할을 하지 못한 준법감시실도 기관경고 징계를 받았다.

국민연금공단은 3일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관련 특정감사 결과를 공단 인터넷 홈페이지에 공시했다. 공단은 지난 3월20일부터 지난달 20일까지 3개월에 걸쳐 감사를 실시했다. 관련 형사재판 판결내용을 기초로 언론보도, 웹메일로그, 녹취내역, 보고서 등 관련 문건을 검토한 뒤 해당직원들에 대해 문답조사를 벌였다.

국민연금공단 감사실은 성실의무, 품위유지의무 및 기금운용 내부통제규정에서 요구하는 선관주의의무를 현저히 위반한 채준규 실장에 대해 해임을 요구했다. 공단은 지난달 29일 인사위원회를 열어 채 실장의 해임을 결정했다. 인사위원회는 채 실장이 합병 관련 보고서를 사실상 조작한 것으로 판단했다.

채 실장 외 관련된 운용역 ㄱ씨와 ㄴ씨는 각각 견책과 경고 요구를 받았다. ㄱ씨는 ‘성실의무를 위반했으나, 비위의 정도가 약하고 경과실인 경우’ ㄴ씨는 ‘업무소홀, 행동강령 위반’이란 감사결과가 나왔다. 준법감시실은 ‘공단의 합병안건 찬성의결 관련한 언론보도 등이 3500회에 이르고, 관련 형사재판 판결로 부적정 업무행태가 밝혀졌음에도, 단 1회의 간략 구두보고 외에는 위법사항을 검토하거나 이사장, 감사에게 보고하지도 않았다.

국민연금은 이날 감사 결과를 설명하면서, 국민의 신뢰 회복을 위해 기금운용직 재계약 심사를 강화하고, 기금운용본부장 재공모도 신속하게 추진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