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규모 화력발전단지가 밀집된 충청남도가 아시아 최초로 ‘탈석탄동맹’ 가입을 선언했다. 국내에서 기후변화 대응과 미세먼지 감축을 위한 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양승조 충남지사는 2일 부여에서 열린 ‘탈석탄 친환경 에너지전환 국제 컨퍼런스’에서 충남도의 탈석탄동맹 가입을 선언했다. 탈석탄동맹은 영국과 캐나다 정부 주도로 2017년 발족한 기후변화 대응 모임이며, 충남도는 75번째 회원이 됐다.
국내 화력발전소의 절반인 30기가 몰려있는 당진·태안·보령군 등 충남 지역은 한국의 ‘석탄 수도’다. 당진은 전 세계에서 두 번째, 태안은 세 번째로 규모가 큰 석탄화력발전단지이며, 설비용량이 각각 6000MW가 넘는다. 수도권 미세먼지의 3분의 1 가까이가 이 화력발전소들에서 나온다는 분석도 있다.
지난해 충남도는 ‘에너지전환 2050’을 발표하면서 2026년까지 도내 석탄화력발전소 14기를 폐쇄하고, 재생에너지 비중을 7.7%에서 47.5%로 늘리겠다고 밝혔다. 충남도는 앞으로 신규 석탄발전소 건설에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하고, 무분별한 석탄화력발전을 중단시키기 위한 국제적 활동에 힘을 보태게 된다.
이미 충남도는 중앙정부가 추진하던 당진에코파워 1·2호기 건설을 반대해 인허가가 취소됐으며, 지자체에선 처음으로 대기오염 배출 허용 기준 조례를 만들었다. 충남도가 폐쇄해 나갈 석탄발전소 규모는 캐나다 전체에 가동중인 석탄발전소의 2.25배인 18GW에 달한다. 양승조 충남도지사는 “석탄화력발전소의 노후 수명 기준을 30년에서 25년으로 단축해 2026년까지 발전소 14기를 친환경발전으로 전환하는 공약을 지키겠다”면서 “중앙정부에도 탈석탄 로드맵 수립을 적극적으로 제안하겠다”고 밝혔다.
한국 정부의 탈석탄 정책은 여전히 국제 기준에 뒤떨어져있다. 정부의 8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따르면, 2030년 발전량 비중은 석탄 36%, 원전 24%로 석탄의 비중이 1위로 유지된다. 이산화탄소 배출량 순위는 세계에서 7번째로 많다. 이날 컨퍼런스에서는 환경부와 수도권 3개 시·도도 충남도와 함께 ‘탈석탄 친환경에너지 전환 공동선언’에 서명하고, 미세먼지 퇴출을 위해 적극적으로 정책 협력에 나서기로 했다.
탈석탄 동맹(Powering Past Coal Alliance)은 기후변화와 기후변화와 대기오염의 원인인 석탄 사용을 줄이는 것을 목표로 지난해 11월 제23차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3)에서 출범했다. 현재 28개 국가, 18개 지방정부, 28개 기업이 가입했다.
김주진 기후솔루션 대표는 “한국은 석탄화력발전의 비중을 높게 유지해 전 세계가 동참해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파리협약과 다른 방향으로 가고 있었다”면서 “웬만한 선진국보다 석탄화력용량이 많은 충남도의 탈석탄동맹 가입은 아시아의 다른 중앙정부와 지방정부에 중요한 선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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