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파견 문제를 해결하라고 요구하며 서울지방고용노동청에서 농성을 해온 현대·기아차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원청인 현대·기아차와 직접 교섭해 문제를 해결하기로 했다. 고용노동부도 직접고용 시정명령을 위한 사전조치에 착수한다. 정부가 현대·기아차 사내하청 노동자들을 불법파견이라고 판정한 지 14년만에 처음으로 비정규직 노조가 원청과 대등한 위치에서 교섭을 하게 된 것이다.
고용노동부와 현대·기아차 비정규직지회는 7일 이해당사자들이 교섭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자는 데 공감대를 이루고 노사 직접교섭, 직접고용 명령 등을 골자로 하는 중재안에 합의했다고 밝혔다. 비정규직지회는 지난달 20일부터 계속해오던 서울지방고용노동청 점거농성을 해제하기로 했다.
노동부가 노·사 양측에 제시한 중재안은 법적 당사자와 이해 당사자인 현대·기아차 사측과 정규직 노조, 비정규직지회 등이 대등한 지위에서 교섭을 한다는 내용이다. 필요할 경우 사안별로 현대·기아차 사측과 비정규직지회가 직접 교섭을 한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노동부는 “교섭이 다음주 내에 진행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할 계획이며, 당사자 모두 정부가 제시한 교섭 틀 내에서 대화를 통해 문제를 합리적으로 해결해 나가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비정규직지회가 요구해온 직접고용 명령에 대해서도 노동부는 고용노동행정개혁위원회의 권고사항에 기초해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개혁위는 지난 8월 현대·기아차 불법파견에 대해 노동부가 직접고용 명령을 내리라고 권고한 바 있다. 노동부는 법원 판결 기준에 따라 당사자 확정을 위한 조사를 실시하고, 이를 토대로 직접고용 명령을 내릴 계획이다. 현대·기아차 비정규직지회는 이날 오후 농성장인 서울노동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14년 만에 처음으로 현대·기아차 원청과 비정규직지회의 직접 교섭이 성사됐다”며 농성을 해제한다고 밝혔다.
현대·기아차는 사내하청 노동자들을 직접고용이 아닌 ‘특별채용’ 방식으로 고용하는 방안을 추진해왔다. 현대차는 지난 2월 사내하도급 노동자 3500명의 특별채용 계획을 발표했고 기아차도 지난달 사내하도급 1300명의 특별채용 계획을 내놨다. 하지만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그동안의 고용이 불법파견 형태였기 때문에 체불임금과 근속 문제 등을 해결하는 직접고용 방식이 옳다고 주장하며 반발해왔다.
'일하고 돈 벌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가습기살균제 손실을 노동자에 전가? 중노위 “옥시, 부당해고 36명 복직시켜라” (0) | 2018.11.15 |
---|---|
노조 활동 후 석연찮은 취업 거부… ‘차명 배송’ 나가는 택배기사들 (0) | 2018.11.15 |
“곰인형만도 못한 놈들” 일상적 폭언… 포스코 노조 결성 이유 (0) | 2018.11.15 |
외환위기 이후 고용 최고 부진…정부, 최저임금 영향있나 실태조사 착수 (0) | 2018.11.12 |
7월부터 주 52시간 시행됐지만 통계상 노동시간은 증가, 왜? (0) | 2018.11.1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