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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리인사 징계거부·공익제보 교사 탄압’ 동구마케팅고서 이번엔 교장 해고

‘비리인사 징계거부·공익제보 교사 탄압’ 동구마케팅고서 이번엔 교장 해고

횡령을 저지른 행정실장을 당연퇴직처리하라는 교육청 요구를 따르지 않고 도리어 재단비리를 공익제보한 교사를 두 번이나 해고했던 사립학교법인 동구학원이 이번에는 소속 학교 교장을 기습 해고했다. 동구학원은 교육청의 징계요구를 따르지 않다가 2016년 임원 전원의 자격이 박탈됐지만, 지난해 서울시교육청을 상대로 한 행정소송에서 이겨 구재단 이사 5명이 복귀한 상태다.

24일 동구학원 정상화를 위한 공동대책위원회에 따르면 동구학원은 지난 19일 이사회를 열어 권대익 동구마케팅고 교장을 기습 해고했다. 동구학원 측이 알린 해고사유는 교장이 된 뒤 6개월 안에 이수해야 하는 교장 자격연수를 받지 않았다는 것, 교장공모제 시행 시 절차적 하자가 있었다는 것 등 2가지다.

하지만 권 교장은 “지난해 5월 공모를 통해 임용된 뒤 교장연수가 한 번도 열리지 않아 올해 연수받기로 교육청과 이미 협의한 상태”라며 “공모절차가 위법하다는 재단 측의 고발은 검찰 단계에서 각하됐을 정도로 근거가 없다”고 주장했다. 공대위는 “권 교장은 학교환경 개선 등 교육적 성과를 이뤄냈고 학부모들의 적극적인 교육활동 참여를 끌어내고자 노력해왔다”며 “민주적 학교문화가 불편할 수밖에 없는 비리사학 입장에서는 눈엣가시 같은 존재였을 것”이라고 말했다.

동구마케팅고 행정실장 ㄱ씨는 2011년 배임수재와 업무상 횡령으로 징역 10개월, 집행유예 2년형을 확정받았다. 하지만 동구학원은 학교 돈을 만지는 행정실장 자리에서 ㄱ씨를 파면하지 않고 감봉 3개월 징계만 한 채 계속 근무하도록 했다. 이 사실을 교육청에 공익제보한 안종훈 동구마케팅고 교사는 2014년 학교에서 파면당했다. 재단은 교원소청심사위원회에서 파면처분을 취소해 안 교사가 복직하자 다시 파면했다. 소청심사위가 파면처분을 또 취소하자 수업을 주지 않고 직위해제를 반복하는 방법으로 괴롭히기도 했다.

2016년 9월 서울시교육청은 횡령을 저지른 ㄱ씨를 정관에 따라 당연퇴직 처리하라는 요구를 무시하고 공익제보 교사에게 불이익을 준 동구학원 이사진의 임원취임승인을 취소하는 처분을 내렸다. 지난해 3월에는 임시이사도 파견했다. 해임된 동구학원 이사진은 해임과 임시이사 파견처분을 취소해달라는 행정소송을 각각 제기했다. 지난해 11월 서울행정법원은 해임취소소송에서 “이사 전원에 대한 취임승인취소 처분은 재량권 남용”이라며 구재단의 손을 들어줬다. 구재단 측은 임원취임승인취소처분 집행정지 소송에서도 이겨 현재 이사 5명이 학교에 복귀한 상태다. 권 교장이 해고된 이후 ㄱ씨는 다시 행정실장으로 복귀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