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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르치고 배우기

시스템 갖추니 '사라진 아이'가 줄었다...아동학대 예방 그물 촘촘히 짜야

올해 초등학교 취학대상 어린이 48만명 중 소재가 파악되지 않은 아이가 지난해의 10% 수준으로 줄어들었다. 초등학교에 들어갈 나이가 됐는데도 어디에 있는지 불분명해 학대에 노출될 가능성이 높은 아이들을 찾아내는 시스템을 만들자, ‘안전망’에서 빠져있던 아이들이 줄어든 것이다.

교육부는 취학 대상 어린이 48만4224명 중 10명이 현재까지 어디에 있는지 확인되지 않아 경찰과 함께 소재 파악에 나섰다고 21일 밝혔다. 8명은 부모와 함께 외국에 있는 것으로 보이며, 2명은 부모와 함께 잠적한 상태라 경찰이 수사 중이다.

입학할 나이인데도 학교에 오지 않는 아이들을 당국이 파악하기 시작한 것은 지난해부터다. 인천 초등생 감금, 평택 아동 암매장 사건 등 아이를 학교에 보내지 않고 학대한 사건이 되풀이되자 초중등교육법 시행령을 고쳐 학교장과 교육청 등이 미취학·장기결석 아동의 소재를 확인할 수 있게 했던 것이다. 1월 중에 실시되는 초등학교 예비소집에 나오지 않은 아이들은 학교장이 주민등록전산정보자료와 출입국사실 등을 확인해 소재를 확인하고, 필요한 경우 가정방문과 면담을 했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치기’라는 지적도 있었지만 이 조치가 시행된 지 1년이 지나자 공공영역 안전망에서 ‘사라진’ 아이들은 크게 줄었다. 지난해 2월 처음 확인했을 때에는 어디에 있는지 파악되지 않는 아이가 올해의 10배에 가까운 98명이었다. 이 가운데 2명은 아직도 행방이 묘연하다.

학대를 막는 시스템을 촘촘하게 만들면 위험에 노출되는 아이들을 줄일 수 있다. 2014년 아동학대 예방 종합대책으로 신고의무자 교육이 강화되고 신고자 신변보호 규정을 강화하자 아동학대 신고건수가 2015년 1만9214건에서 2016년 2만9674건으로 1만건 이상 뛰었다. 21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남인순 의원(더불어민주당)에 따르면 지난해 아동학대 판정 건수는 2만1524건으로 2013년 6796건에서 3배 이상 늘었다. 2014년 인구 1000명당 1.1명 수준이었던 학대 피해아동 발견율은 지난해 1000명당 2.5명으로 올라갔다. 물론 아직까지 미국(9.4명), 호주(8명) 등에는 한참 못 미친다.

정부는 보육료와 양육수당을 신청하지 않았거나 영유아 건강검진·예방접종을 받지 않은 아이 등의 정보를 종합해 학대 위기아동을 발견하고, 공무원이 직접 찾아가 학대 징후를 파악하는 ‘e아동행복지원시스템’이 다음달 실시되면 발견율을 더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발견율을 올리는 것과 동시에 아동학대 예방 인프라를 확충해야 한다고 말한다. 예방과 적극적 개입, 재학대를 막는 사후관리까지 가능하게 하는 시스템을 마련하자는 것이다. 아동보호의 주된 업무들은 국가가 아닌 민간에 위탁돼 있어, ‘민간인’ 신분인 상담원들이 적극 개입하기에 한계가 있다. 상담원과 기관 수가 절대적으로 부족해 학대를 미리 방지하거나 재학대가 일어나지 않도록 지속적인 관리를 하기도 어렵다. 보건복지부는 민간에 위탁한 아동복지 관련 업무를 공공부문으로 통합하거나 ‘아동권리보장원(가칭)’같은 기구를 새로 만드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