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주일에 68시간이라고? 난 45시간 일하고도 피곤한걸….” 지난 2일 한국의 노동시간 단축을 소개한 다보스 세계경제포럼(WEF)의 페이스북 영상에 한 외국 네티즌이 단 댓글이다. 지난달 28일 국회가 근로기준법 개정안을 통과시키면서 ‘주 52시간 시대’가 열린 직후다. WEF는 해당 영상에서 “한국이 가족 친화적인 문화를 만들고 출산율을 높이기 위해 악명높은 ‘68시간 노동’을 금지했다”라고 소개했다.
세계경제포럼(WEF)이 지난 2일 한국의 노동시간 단축에 대해 소개한 영상|WEF 페이스북 갈무리
한국의 장시간 노동은 유명하다. WEF는 “한국인들은 과로로 죽는 것을 ‘과로사(Gwarosa)’라고 부른다. 하지만 이제부터 노동시간은 일주일에 40시간, 그리고 최대 12시간의 연장근무로 제한된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 변화로 인해 (한국인들은) 친구와 가족을 위해 더 많은 시간을 쓸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워라밸’은 세계적으로도 화두였다. 영상은 페이스북에서 3000회 가까이 공유되면서 300개 넘는 댓글이 달렸다. 각국의 페이스북 유저들은 지금까지 한국의 최대 노동시간이 68시간이었던 것에 대체로 “믿을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68시간 일하면 스타크래프트를 하거나 낮잠 잘 시간도 없겠는걸” “그래서 휴가지에서 한국인들을 볼 수 없었던 건가?” 같은 댓글들이 달렸다.
“당신의 나라는 노동시간을 어떻게 제한하나요?”라는 영상 속 질문에 대한 대답들도 나왔다. “오전 8시 출근해서 4시에 퇴근해(노르웨이)”“주 37.5시간 일한다(캐나다)” 등의 댓글이 달렸다. 한 프랑스 네티즌은 “주 35시간 일하고 휴가는 연 5주가 보장된다. 어떤 회사는 주 25시간 일하기도 해”라며 자랑(?)하기도 했다.
반면 “밤낮없이(인도)”“기계처럼 일한다(방글라데시)”라는 하소연도 나왔는데, 노동시간을 제한하는 최소한의 안전장치도 없는 경우였다. 또 어떤 일본 네티즌은 “와, 난 지금까지 일본만 ‘과로사’라는 단어를 갖고 있는 줄 알았어”라고 말했다. 일본도 한국 못지않게 길게 일한다. ‘카로쉬(Karoshi·과로사)’라는 단어가 옥스퍼드 영어사전에 등재돼 있을 정도다.
선진국이라고 모두 ‘노동시간 천국’인 건 아니었다. 월급이 워낙 적어서 불가피하게 오래 일해야 하는 사람들도 많았다. 한 네티즌은 “미국인들은 보통 2~3개 직업을 갖고 일주일에 60시간 이상 일한다”라며 “(미국에서)이혼율이 높고 알콜중독, 정신질환, 마약, 문맹, 신용불량이 많은 게 크게 놀랄 일은 아냐”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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