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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과 생태

새 석탄발전소 세계가 40% 줄이는 동안 한국은 1.5%↓

그린피스와 시에라클럽, 콜스웜이 펴 낸 ‘붐 앤 버스트 2018: 국제석탄발전소 추이 조사’ 표지. 영국 노팅엄셔에 위치한 하이 만함(High Marnham) 발전소의 냉각탑이 철거되는 모습이다. | 그린피스 제공

그린피스와 시에라클럽, 콜스웜이 펴 낸 ‘붐 앤 버스트 2018: 국제석탄발전소 추이 조사’ 표지. 영국 노팅엄셔에 위치한 하이 만함(High Marnham) 발전소의 냉각탑이 철거되는 모습이다. | 그린피스 제공

지난 2년간 전세계에서 새롭게 지어진 석탄발전소가 이전에 비해 41%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전세계적으로 ‘탈석탄’이 대세로 굳어가고 양상이다. 그러나 같은 기간 한국에서는 완공된 신규석탄발전소가 1.5% 감소하는 데 그쳤다.

국제환경단체 그린피스와 미국의 시민환경단체 시에라 클럽, 글로벌 석탄퇴출 연구단체인 콜스웜은 22일 ‘붐 앤 버스트 2018 (Boom and Bust 2018): 국제석탄발전소 추이 조사’를 발간했다.

조사보고서에 따르면 2017년 1월~2018년 1월까지 최근 1년간 전세계에서 신규로 완공된 석탄발전소의 설비용량은 6만195메가와트다. 2년 전인 2015년1월~2016년1월 동안 새롭게 지어진 석탄발전소의 설비용량(10만1624)보다 41% 줄었다. 반면 한국에서는 같은 기간 설비용량이 1.5% 줄어드는 데 그쳤다.

완공이 아닌 착공을 기준으로 해도 탈석탄 흐름은 두드러진다. 2015년1월~2016년1월까지 1년간 전세계에서 착공된 신규 석탄발전소 설비용량은 16만9704메가와트였다. 반면 최근 1년인 2017년1월~2018년1월까지 착공된 신규 석탄발전소 설비용량은 73% 줄어든 4만5913메가와트였다.

신규 석탄발전소가 아닌 ‘운전중’ 석탄발전소를 기준으로 하면 한국의 ‘석탄중독’ 현상이 극명하게 나타난다. 전세계적으로 지난 2년간 운전중인 석탄발전소의 설비용량은 4% 늘었지만 한국은 34.3% 증가했다. 전세계가 석탄발전을 줄이는 동안 오히려 늘린 것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전세계적인 석탄발전 감소 추세가 이와 같은 속도로 계속될 경우 2022년에는 ‘폐쇄’되는 석탄발전소의 설비용량이 새롭게 지어지는 석탄발전소의 설비용량을 앞지를 것으로 예상된다.

석탄발전 감소를 견인한 것은 중국과 인도였다. 중국 정부는 2016년~2017년 444기가와트 규모의 석탄발전 계획을 보류했고 신규로 허가된 석탄발전소 설비용량도 지난 10년 평균 설비용량(61기가와트)의 절반 남짓(34기가와트) 수준으로 줄여였다. 인도에서는 2016년~2017년 재생가능에너지 설비 증설이 화력발전을 처음으로 앞섰다. 인도의 경우 석탄발전 설비의 경제성이 태앙광이나 풍력보다 떨어지는 탓에 민간 자본이 석탄발전에서 급격하게 이탈했다.

보고서는 “중국, 인도 뿐 아니라 전세계 34개 이상의 국가, 지방정부가 기존 석탄발전소를 단계적으로 축소하고 탄소 포집 및 저장기술이 없는 신규 석탄발전소의 가동을 중단시키겠다고 약속했다”고 전했다.

다만 중국과 인도가 석탄발전소 건설 감소를 견인하고 있기는 했지만 아직도 개발 중인 석탄발전소 설비용량이 여전히 세계 1,2위다.

또한 석탄발전소 건설 증가세가 꺾이고 있음에도 현재 석탄발전소에서 나오는 온실가스 배출량은 파리기후협정의 목표를 충족시키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콜스웜의 테드 네이스 디렉터는 “기후변화와 공공보건 측면에서 볼 때 현재 전 세계의 석탄발전 퇴출 추세는 고무적”이라면서 “태양광과 풍력 발전 비용도 예상보다 빨리 하락하고 있고 세계 금융시장과 전력계획 수립자들조차도 이런 추세를 인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테드 네이스는 그러면서 “하지만 석탄 퇴출이 충분히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것은 아니”라고 지적했다.

한국은 국내 석탄발전소 건설 감소 추세에서 뒤떨어지고 있을 뿐 아니라 해외 석탄발전 투자 면에서도 여전히 상위권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석탄과 석유, 천연가스를 포함한 화석연료 투자규모 기준으로 한국은 중국과 일본에 이어 세계 3위다. 해외 석탄 투자만 놓고 보면 중국, 일본, 독일, 러시아에 이어 5위인 것으로 나타났다.

그린피스의 라우리 뮐리비르따 글로벌 선임 캠페이너는 “해외에서의 석탄발전 정책 또한 국내 석탄발전 정책과 발을 맞춰 에너지전환을 지향해야 한다”면서 “특히 중국, 일본, 한국과 같은 주요 석탄 투자국들은 해외 석탄발전소 프로젝트 투자를 재생가능에너지로 전환해야만 한다”고 지적했다.

해외투자는 차치하고라도 국내 석탄발전 축소 추세가 뒤떨어지는 한국의 문제에 대해 그린피스 서울사무소 손민우 기후에너지 캠페이너는 “비록 정부가 더이상 신규 석탄발전소 건설을 허가하지 않겠다고 밝혔지만, 석탄 퇴출을 위한 구체적인 목표 연도와 이행 계획은 없는 실정”이라면서 “정부는 보다 명확한 목표와 이행방안을 제시하고 세계적인 흐름인 재생가능에너지 전환에 보다 적극적으로 임해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