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초부터 터져나온 ‘미투(#metoo·나도 고발한다)’ 보도에서 가장 많이 언급된 인물은 안희정 전 충남지사인 것으로 나타났다.
6일 한국언론진흥재단이 발행하는 ‘신문과 방송’ 4월호에 실린 ‘뉴스빅데이터로 보는 미투’ 보고서를 보면 국내 ‘미투’ 보도는 지난 1월 29일 서지현 검사가 성추행 피해 사실을 폭로한 이후 해외가 아닌 국내 이슈로 탈바꿈했다.
보고서는 지난해 10월 17일부터 2018년 3월 19일까지 ‘미투’ 키워드가 들어간 보도 총 7881건을 뉴스빅데이터 분석시스템 ‘빅카인즈’로 분석했다. 이 기간동안 안희정 전 충남지사 관련 기사는 1214건에 달했다. 연극연출가 이윤택씨 기사가 991건, 서지현 검사의 이름이 들어간 보도가 777건, 배우 고 조민기씨 기사가 581건으로 뒤를 이었다.
전체 기사량 추이를 봐도 안 전 지사를 둘러싼 논란이 ‘미투’ 흐름의 정점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국외에서 ‘미투’ 보도가 나온 지난해부터 서 검사의 폭로 전(2017년 10월 17일∼2018년 1월 28일)까지 104일간 나온 ‘미투’ 기사는 434건에 불과했다. 전 충남도 정무비서 김지은씨가 폭로를 하기 전인 3월 4일까지 45일간 3203건으로 빠르게 증가했다. 그러나 김 전 비서 폭로 이후 같은 달 19일까지 15일간 ‘미투’ 기사는 3244건이나 쏟아졌다.
보고서를 작성한 언론진흥재단 양승혜 뉴스빅데이터팀장은 “고은 시인, 이윤택 감독, 배우 고 조민기씨, 조재현·오달수씨, 등 문화예술계 거물들과 종교계, 학계로 번진 피해 폭로로 기사량은 끓어올랐지만 강력한 차기 대통령 후보로 꼽히던 안 전 지사 스캔들이 터지자 파고는 정점을 찍었다”고 분석했다.
양 팀장은 “미투 보도는 아직도 진행형이라 앞으로 어떻게 전개될지 가늠하기 어렵다”면서 “분명하고도 중요한 것은 지금 우리는 사회 전반에 만연해있는 무딘 성 감수성을 벼리는 시간을 보내고 있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이어 “부디 남녀갈등으로 비화하거나 정쟁의 도구가 되지않기를 바란다. 약자를 배려하려는 기본적인 인권문제라는 점을 놓치지 말고 언론이 중심을 잡아나가야 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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