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균 나이 74.1세에 연간 총소득은 1176만원, 3명 중 1명이 일을 하고 있고 그 중 70% 이상이 농·어업이나 단순노무직에 종사한다. 만성질환을 평균 2.7개씩 앓고 있으며 우울증상을 갖고 있는 사람도 21%에 이른다. 지난해 실태조사에서 파악된 한국 노인들의 모습이다.
보건복지부가 24일 지난해 실시한 ‘노인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지난해 4월부터 8개월간 전국 65세 이상 노인 1만299명을 만나 건강·경제활동·여가사회활동·가치관 등을 물었다. 노인실태조사는 2008년부터 3년마다 실시되며 이번이 4번째다.
노인들의 평균 연령은 74.1세로 2008년(72.9세)에 비해 1.2세 높아졌다. 80세 이상 비율은 21.7%로 실태조사를 한 이래 가장 높았다. 노인 부부가 사는 가구가 48.4%, 혼자 사는 가구가 23.6%였다. 72.0%가 자녀와 떨어져 사는 셈이다. 부부가구는 2008년 47.1%에서 1.3%포인트 늘었고 독거가구는 19.7%에서 3.9%포인트 증가했다. 자식과 함께 사는 게 바람직하다는 사람은 2008년 32.5%에서 지난해에는 15.2%로 9년새 절반 이상 줄었다. 혼자 살아도 어려움이 없다는 이들은 2014년 12.7%에서 2017년 44.5%로 크게 늘었다.
연평균 소득은 1176만원이었다. 국민연금, 기초연금같은 ‘공적이전소득’이 434만7000원 36.9%였다. 자식에게 받는 용돈 등을 포함한 사적이전소득이 258만4000원(22.0%)으로 뒤를 이었다. 근로소득과 사업소득은 각각 156만2000원(13.3%)과 160만4000원(13.6%)에 그쳤다.
여전히 일을 하는 사람은 30.9%였다. 이중 70% 이상은 ‘생계비를 벌기 위해’ 일을 했다. 직종은 단순노무직(40.1%)과 농림어업(32.9%)이 대부분이었다. 상대적으로 급여가 낮고 작업환경이 열악한 단순노무 종사자 비율은 2008년 첫 조사 때 24.4%였는데 9년만에 15.7%포인트나 늘어났다. 지출에서 가장 큰 부담은 주거관련 비용(30.4%)이었고 다음으로 보건의료비(23.1%), 식비(18.7%), 경조사비(4.4%) 순이었다. 여가활동으로는 TV를 본다는 노인들이 99.3%로 압도적이었다. 그밖에 산책 27.5%, 스포츠 참여 16.6%, 화초 텃밭 가꾸기 12.0% 등이었다.
노인들은 요양기관에 들어가기보다는 ‘재가서비스’를 받고 싶어했다. 88.6%는 건강이 유지된다면 지금 사는 집에 계속 거주하기를 원했다. 거동이 불편해지더라도 절반 이상인 57.6%가 계속 현재 집에서 살기를 희망했다. 노인요양시설에 들어가겠다는 이들은 31.9%로 적었다.
흡연율은 10.2%, 음주율은 26.6%, 운동실천율은 68.0%로였다. 과거보다 건강에 신경을 쓰는 노인들이 많아졌지만, 노인 연령 자체가 높아진 까닭에 건강상태는 나아지지 않았다. 만성질환을 앓는 노인이 89.5%였으며 갖고 있는 질환의 수는 평균 2.7개였다. 21.1%는 우울 증상이 있고, 6.7%가 자살을 생각해본 적이 있다고 응답했다. 이 중 실제로 자살을 시도한 응답자가 13.2%였다. 연명의료에는 절대다수가 부정적이었다. 91.8%는 임종기에 더이상 회복할 가능성이 없을 때 생명을 연장하는 심폐소생술이나 인공호흡기, 혈액투석, 항암제투여같은 연명의료를 받기를 원하지 않았다.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은 “이번 조사로 어르신의 복지 수요와 가치관 변화를 확인할 수 있었다”면서 “이 결과를 바탕으로 노인 주거·고용·돌봄·안전 등 분야별 정책을 발굴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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