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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가 왜 이래

연일 ‘역사적인’ 밤, 서울 30.4도 ‘초열대야’ 기록 경신

아침 기온이 30도를 웃도는 무더운 날씨가 이어지는 3일 오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 인근에서 출근길 시민들이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 연합뉴스

아침 기온이 30도를 웃도는 무더운 날씨가 이어지는 3일 오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 인근에서 출근길 시민들이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 연합뉴스

최악의 폭염으로 연일 ‘역사적인 밤’이 이어지고 있다.

3일 기상청에 따르면 서울의 간밤 최저기온이 30.4도를 기록했다. 서울에서 기상관측을 시작한 1907년 이후 111년 동안 하루 최저기온 가운데 가장 높다. 지난 2일에도 서울의 밤사이 최저기온이 30.3도까지 올라 사상 최고기록을 경신했다. 이틀 연속 초유의 ‘초열대야’ 현상이 나타난 것이다. 서울의 열대야는 13일째 계속되고 있다.

서울 외에도 인천(29.5도), 청주(28.9도), 동두천(27.8도), 춘천(27.6도) 등 밤사이 최저기온이 사상 최고 기록을 경신했다. 부산은 17일째, 여수는 16일째, 광주와 대전은 14일째 열대야가 계속되고 있다. 열대야는 밤사이 최저기온이 25도 이상 유지되는 현상이며, 초열대야는 이를 넘어 30도 이상인 경우다.

서울의 2일 낮 최고기온은 37.9도로 1일(39.6도)보다 낮았는데도 밤사이 최저기온은 오히려 0.1도 올랐다. 전날처럼 낮 기온이 높은데다 대기가 정체된 조건은 비슷했다. 여기에 구름이 많이 끼면서 지상의 복사열이 빠져나가지 못했다. 습도도 오전 6시 기준으로 2일은 54%, 3일은 62%로 더 높았다. 초열대야를 불러온 전날과 비슷한 조건에서 더위가 충분히 식지 못하도록 하는 요인들이 추가되면서 오히려 최저기온이 오른 셈이다.

강릉에서는 지형적인 요인으로 과거 두 차례 초열대야가 있었지만, 내륙에선 서울이 최초다. 이제까지 초열대야가 나타나지 않은 이유는 낮 최고기온이 40도 가까이 오른 경우가 없었기 때문으로 볼 수 있다. 여름철 일교차는 대략 10도 정도이다. 아침기온이 30도를 넘기려면 낮 기온이 40도 정도는 되어야 하는 것이다. 특히 대도시는 열섬현상으로 밤에도 기온이 잘 떨어지지 않아 열대야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3일부터는 남부지방이 더 더워진다. 북태평양고기압이 제주와 일본 남쪽으로 확장하면서 남서풍의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태백산맥을 넘는 동풍의 영향이 줄면서 서울 등 중부지방은 1~2도씩 기온이 떨어진다. 대기가 정체되면서 중부지방에선 미세먼지와 오존 농도도 좋지 않다. 미세먼지 농도는 서울이 종일 ‘나쁨’, 인천·경기도·충남이 오전에 ‘나쁨’ 수준을 보이다. 오존 농도는 서울·경기북부는 ‘매우 나쁨’, 인천·경기남부·강원영서·충북·충남·경북·경남은 ‘나쁨’이다.

3일 낮 최고기온은 33~39도로 예보됐다. 지역에 따라선 또다시 역대 최고 기온을 경신할 가능성도 있다. 4일은 최저기온 23~29도, 최고기온 34~39도이며, 5일은 최저기온 23~28도, 최고기온 33~39도로 기록적 폭염이 이어진다. 열흘치 중기예보에선 13일까지 비소식이 없다. 낮 최고기온이 35도 안팎까지 오르는 폭염은 계속된다.

올해 13호 태풍 산산이 3일 오전 9시 미국령 괌 북동쪽 870㎞ 부근 해상에서 발생했다. 오는 8일 오전 9시쯤 일본 도쿄 동남동쪽 약 480㎞ 부근까지 올라올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기록적 폭염을 불러온 고기압의 기세에 눌려 앞선 태풍들은 모두 한반도를 비켜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