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세기업들에 3조원 규모 ‘일자리안정자금’은 그림의 떡...최저임금 대책, 정부의 딜레마 2017.1.17 김상범 기자서울 종로구에 있는 전자상거래업체 ㄱ사는 정부의 ‘일자리안정자금’을 신청할 계획이다. 직원 23명 가운데 포장을 비롯한 저숙련 업무를 맡고 있는 7명은 월급이 190만원 이하여서, 신청 요건에 들어맞는다. 이 회사 대표 윤모씨(37)는 “최저임금이 16.4% 올랐는데 7명 인상분이면 사람 한명을 더 채용할 돈”이라며 “정부 지원을 받는 것이 좋겠다고 판단했다”라고 말했다. 올해 최저임금이 대폭 오르면서 정부의 후속 대책인 3조원 규모의 일자리안정자금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직원이 서른 명이 못 되는 작은 회사에, 올해 월 최저임금의 120%인190만원 미만을 받는 노동자에게는 1인당 13만원까지 지원해주는 제도다. 인건비가 갑자기 뛰어오르면 영세사업장들이 직원을 줄일 수 있.. 더보기 사고 잦은 환경미화원들, “앞으론 새벽 아닌 낮에 일하세요”...정부 안전대책 2018.1.16 송윤경 기자 지난해 11월 29일 광주 서구에서 환경미화원 ㄱ씨가 쓰레기 수거차 덮개에 끼어 숨지는 일이 발생했다. ㄱ씨는 수거차량 덮개가 잘 닫히게 하기 위해 몸을 밀어넣어 차량 안쪽의 쓰레기 잔여물을 떼어내는 중이었다. 이때 쓰레기 차량 운전석에서는 ㄱ씨의 행동이 잘 보이지 않았다. 운전석에서 덮개를 닫았고 ㄴ씨는 육중한 쇳덩어리인 덮개에 몸이 끼어 숨지고 말았다. 같은 달 16일에는 광주 남구에서 환경미화원이 후진하는 쓰레기수거차량에 치여 사망하는 사고도 일어났다. 또 청소업체가 불법으로 만든 쓰레기차량 후면의 발판에 서 있던 환경미화원이 다른 차량에 들이받혀 숨지는 일도 종종 일어난다.환경미화원들의 아찔한 쓰레기 수거작업2015년부터 지난해 6월까지 작업 중에 사망한 환경미화원은.. 더보기 서류심사 꼴찌가 최종합격···금품수수 없어도, 사립고 채용 ‘청탁’만으로 해임·파면 2018.1.16 노도현 기자 서울 한 사립학교 정교사 채용과정에서 서류심사 기준이 원서마감 전날 갑자기 바뀌어 꼴찌가 최종 합격하는 일이 벌어졌다.서울시교육청은 노원구 ㅎ고 영어교사 공개채용 과정에 비리가 있다는 내부 공익제보를 받고 감사를 벌인 결과 교직원 6명이 특정인을 합격시키려고 관련자들에게 청탁하거나 서류심사기준을 바꾼 사실을 확인했다고 16일 밝혔다. 시교육청은 학교법인에 6명에 대한 징계처분을 요구했다. 사립학교 교사채용 비리와 관련해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부정청탁금지법)’을 적용해 징계처분을 요구한 첫 사례다. ㅎ고는 지난해 1월 초 영어교사 공채를 4단계로 진행했다. 필기시험, 서류심사, 시강심사(수업시연), 면접심사 순이었다. 지원자 208명 중 해당 학교 .. 더보기 유치원·어린이집 방과후 영어수업 금지 ‘유예’...여론에 밀려 후퇴하는 문재인 정부 교육정책들 2018.1.16 노도현 기자 정부가 유치원·어린이집 방과후 영어수업을 금지하겠다던 방침을 사실상 유예하기로 했다. 지나친 조기 영어교육을 제어하겠다는 정책 방향성에도 불구하고, 학부모들을 설득하고 사회적 합의를 이루는 과정이 충분하지 않았던 까닭에 혼란을 초래했다는 지적이 나온다.교육부는 조기 영어교육 과열을 줄이고 학교 영어교육 전반을 개선하기 위한 방안을 내년 초까지 마련해 발표할 계획이라고 16일 밝혔다. 신익현 교육복지정책국장은 이날 오전 브리핑에서 “여러 우려와 의견을 받아들여 영어교육을 규제하기에 앞서 유아를 대상으로 한 과도한 사교육, 불법·편법 관행들을 철저하게 개선하는 것이 먼저라는 결론에 이르렀다”고 말했다. 교육부는 시·도교육청과 상시점검단을 꾸려 수업료를 너무 많이 받거나 영어학원.. 더보기 [팩트체크]최저임금 위반 명단공개가 ‘사형선고’? 형사고발 비율 1%, ‘솜방망이 처벌’이 진짜 문제 2018.1.16 김상범 기자 지난 15일 고용노동부가 “최저임금 위반 사업장의 명단을 공개하고 신용을 제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 밝히자 영세 중소기업과 자영업자들은 “신용불량자가 되라는 것이냐”며 반발하고 있다. “경제적 사형선고”라는 말까지 나온다. 올해 최저임금이 대폭 오르면서 최저시급 7530원도 못 받는 노동자 비율이 약 20%에 달할 것으로 점쳐진다. 이들을 고용한 사업주가 모두 범법자로 낙인찍혀 은행 대출 길마저 막힌다는 뜻일까. 결론부터 말하면 이런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노동부는 지금도 체불임금 사업주들의 명단을 주기적으로 공개하고 있다. 돈이 있음에도 임금을 가로챈 업주들 명단이다. ‘고의성’과 ‘상습성’이 가장 큰 문제라고 보기 때문에, 노동부는 “3년 안에 두 번 이상 임금체불로 .. 더보기 폐교 이어질라...서울교육청, 폐교신청 은혜초 계기로 “사립초 39곳 재정 전수조사” 2018.1.15 노도현 기자 "정상적인 학교 운영이 불가하다는 판단에 따라 2018년 2월 말부로 폐교를 결정하게 되었습니다."지난해 12월28일 오후 사립학교인 서울 은평구 은혜초등학교 학부모들은 이사장 명의의 가정통신문을 받았다. 겨울방학식을 하루 앞둔 날이었다. 교장과 교사들도 이날 폐교 소식을 처음 알았다고 한다. 이사장은 A4 용지 한 장짜리 통신문에서 “수년간 지속된 학생 결원으로 인하여 재정적자가 누적되어 왔다. 금년에도 신입생 지원자 수가 정원 60명 대비 절반에 그치는 등 개선될 전망이 없는 형편”이라고 밝혔다. 서울에서 초등학교가 ‘학생이 모자란다’며 폐교를 신청한 것은 처음이었다. 초중등교육법 4조에 따라 학교를 폐교하려면 설립 때와 마찬가지로 교육감 인가를 받아야 한다. 은혜초는 .. 더보기 [벌거벗은 ‘임금’님]③우리에겐 얼마만큼의 임금이 필요한가 2018.1.19 김원진 기자이정민씨(31·가명)는 수화기 너머로 100명이 넘는 ‘고객님’들의 목소리를 하루 8시간씩 꼬박 듣는다. 통화는 평균 3분, 길게는 50분까지 이어진다. 다짜고짜 소리를 지르는 사람, 반말하는 사람, 생떼를 쓰는 사람을 비롯해 100명의 기분을 맞추려면 적절히 ‘쿠션’도 줘야 한다. 쿠션은 고객에게 양해의 말을 에둘러 표현한다는 뜻의 업계 은어다. 쿠션을 주지 않거나 공감을 충분히 표하지 않으면 업무 평가에서 감점을 받는다. 평가 점수가 낮으면 이듬해 급여에 영향을 받는다.이씨는 서울 강남의 한 온라인 도서판매업체 콜센터 상담 노동자다. 올해로 3년차인데 정규직은 아니다. 동료 100여명은 모두 여성이고, 한두명 외에는 다들 비정규직이다. 근무시간은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 더보기 [벌거벗은 ‘임금’님]②미싱 인생 35년…엄마들 삶에 밴 ‘월급의 역사’ 2018.1.18 조형국 기자다르르르륵. 장경하씨(50)가 발목을 까닥이자 23년 된 선스타 재봉기 모터가 경쾌하게 돌았다. 검은 천이 빠르게 오르내리는 바늘을 지나자 따로 놀던 옷감이 하나가 되면서 코트 모양을 갖췄다. 6평 남짓한 작업실은 한가운데 큰 작업대가 놓여 한 사람이 움직이기에도 비좁았다. 장씨는 재봉기 앞에 앉을 때마다 배꼽 높이 작업대를 넘어다녔다. “너는 언제나 나에게 휴식이 되어준 친구였고….” 먼지를 막으려 랩으로 싸맨 라디오에서 김민우의 ‘휴식 같은 친구’가 흘러 나왔다. 형형색색 실패가 꽂힌 받침대에는 검은 실 먼지가 소복했다.대낮에도 창밖은 캄캄했다. 옆집 담벼락과 바로 맞붙은 창에는 한기를 막는 문풍지와 자투리 옷감이 틈마다 끼여 있었다. 업소용 스팀 다리미를 쓰면 금세 방 .. 더보기 [벌거벗은 ‘임금’님]①월급의 재구성···‘영끌 연봉’에 울고 웃는 사람들 김원진·조형국 기자 onejin@kyunghyang.com “자본주의 사회에서 별수 있겠어요?”‘임금 문제를 들여다보겠다’고 하니 직장인들은 입을 맞춘 듯 똑같이 반문했다. 평소 신경 쓰지 않는 월급 명세서를 어쩌다 곰곰이 들여다볼 때, 최저임금도 못 받는 노동자들이 임금을 올려달라며 파업에 들어갔다는 소식을 들을 때, 교도소에 갇힌 대기업 ‘오너’가 배당금 수백억원을 챙겼다거나 기업체 임원들이 성과급 잔치를 벌였다는 소식을 들을 때마다 월급쟁이들의 머릿속을 맴도는 자조 섞인 질문이다.직업에는 귀천이 없다지만 월급에는 귀천이 있다. 2018년 한국 사회에서 일의 내용이나 힘든 정도, 노동시간보다 더 크게 월급을 좌우하는 것은 그 일터에 들어가기까지 얼마나 ‘좁은 문’을 거쳤나 하는 것이다. ‘동일노동 동.. 더보기 환경분쟁 85%는 공사장의 소음·진동 피해 2018.1.15 송윤경 기자 2004년 경기 여주군에서는 도로를 내는 공사 때문에 땅이 흔들려 주민들의 민원이 빗발쳤다. 굉음까지 계속됐다. 이 마을엔 타조농장이 여럿 있었고 소음과 진동 때문에 유산을 하는 타조가 늘어갔다. 농가들은 정신적 고통을 넘어 금전적 피해까지 보게 됐다. 환경피해로 인한 분쟁을 다루는 중앙환경분쟁조정위원회는 이 사건을 심사해 사업자 측에 3억9000만원의 배상을 결정했다.환경부 소속 중앙환경분쟁조정위가 1991년 설립 이후부터 27년간 처리한 환경분쟁 사건 3819건을 분석해보니 공사장이나 도로의 소음·진동 피해가 85%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 다음으로는 대기오염(5%), 일조방해(6%) 사건이 많았다. 중앙환경분쟁조정위는 대기·수질·토양·해양 오염과 소음·진동, 악.. 더보기 [날씨가 왜 이래]추위 꺾이기 무섭게 미세먼지 짙어진 이유는? 송윤경 기자 강추위가 한풀 꺾이니 짙은 미세먼지가 한반도를 덮었다.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가 15일 오전 6시부터 9시까지 수도권에 발령된다. 전날 초미세먼지(PM2.5) 농도가 16시간동안 나쁨(50㎍/㎥) 이상이었던 데다가 다음날에도 ‘나쁨’으로 예측돼, 비상저감조치를 발령하는 기준을 넘겼기 때문이다. 며칠 전만 해도 춥고 맑았던 날씨가 계속됐는데 갑자기 하늘이 뿌얘진 이유는 뭘까. 공기 흐름이 멈췄고, 습도가 높은 것이 그 이유다. 한반도의 대기는 지금 완전히 꽉 막혀 있다. 흐름이 막힌 것은 기압 간 격차 때문이다. 강추위를 몰고왔던 아주 찬 고기압은 지나갔고, 또다른 고기압이 중국 북부에서 한반도로 다가오고 있다. 새 고기압이 오기 전에 주변보다 기압이 낮은 ‘기압골’이 한반도를 통과하고 있다. .. 더보기 금강 수문을 여니, 멸종위기종 '호사비오리'가 날아왔다 송윤경 기자 kyung@kyunghyang.com 호사비오리는 러시아 극동, 북한과 중국에 걸쳐진 장백산맥 등 동아시아의 추운 북쪽지방에서 알을 낳고 한반도 남쪽이나 중국으로 내려가 겨울을 보내는 철새다. 수컷은 붉은 부리에 머리가 까맣고, 뒤통수쪽 깃털이 부스스하게 뻗쳐 있다. 이 오리는 지구상에 3600~6800마리만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국제자연보전연맹(IUCN)의 ‘레드리스트(위기종 목록)’에 올라있는 멸종위기종이다. 러시아 숲이 사라지고 밀렵이 횡행했던 탓이다. 국내에서도 멸종위기종 2급, 천연기념물 448호로 보호받고 있다.이 새가 최근 금강에 날아왔다. 꼬리끝을 빼고는 온몸이 황갈색인 황오리도 7년만에 돌아왔다. 4대강 사업이 시작된 뒤 사라졌던 철새들이, 수문을 연 뒤 돌아오기 시작한 것.. 더보기 양대노총 위원장들, “노사정 대화에서 한 목소리 내자” 김상범 기자 ksb1231@kyunghyang.com입력 : 2018.01.12 16:24:00김명환 민주노총 위원장(왼쪽)이 12일 오전 임기 시작 후 처음으로 새 집행부와 함께 서울 여의도 한국노총을 방문, 김주영 한국노총 위원장과 환한 표정으로 인사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문재인 정부 첫 ‘노사정 대표자회의’를 앞두고 양대 노총 위원장들이 “사회적 대화에 함께 대응하자”고 선언했다. 한국노총뿐만 아니라 민주노총에도 대화를 중시하는 새 집행부가 들어서면서 노사정 테이블에 앉을 노동계의 진용이 갖춰진 것이다. 다만 양대노총이 정부의 휴일근로 중복할증 폐지, 최저임금 산입범위 확대 등에는 반대 입장을 뚜렷히 하면서, 향후 노·정관계의 긴장요소가 될 것으로 보인다. 김명환 민주노총 신임 위원장은 12일 .. 더보기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길고양이에게 먹이주지 말라는 아파트 관리사무소 송윤경 기자 “길고양이 사료 및 물주기 근절을 위해 홍보하여 왔으나 근절되지 않고 있습니다. 주거환경을 저해하는 동물의 먹이주기는 삼가시기 바라며….”서울 용산의 한 아파트 관리사무소가 “야생동물에게 먹이를 주지 말라”는 협조문을 지난해 11월 게시했다. “차량훼손, 배관훼손, 환경오염, 안전사고 발생 등으로 입주민 생활에 많은 불편을 초래한다”는 이유였다. 이어 12월엔 “근절이 안 되고 있다”면서 길고양이 돌봄으로 인한 환경오염, 시설물파괴를 다시 언급했다. 첫 협조문에선 비둘기도 거론했지만 12월 협조문을 보면 타겟이 ‘길고양이 보호활동’임이 명확해진다. 동물보호시민단체 ‘카라’가 한 시민의 제보로 9일 공개한 내용이다. 길고양이 돌봄 활동을 반대하는 이들은 이 협조문과 같이 ‘다른 주민이 피해를 .. 더보기 [정리뉴스]'바그다드의 종군기자'에서 '김재철의 입'으로...이진숙의 변천사 노도현 기자 hyunee@kyunghyang.com 이진숙 전 대전MBC 사장(57) 이름 앞엔 종종 두 가지 별명이 붙는다. ‘바그다드의 종군기자’이거나 ‘김재철의 입’이거나. 1986년 MBC에 입사한 이 전 사장은 1991년 걸프전과 2003년 이라크전 종군기자로 유명해졌다. 생명의 위험을 무릅쓰고 전쟁터를 누빈 그에게 ‘살아있는 기자’라는 찬사가 쏟아졌다. 그에게 찬사 아닌 비판이 쏟아진 건 이명박 정권 시절 김재철 전 사장 밑에서 홍보국장과 기획홍보본부장을 지내면서부터다. 당시 그는 ‘김재철의 입’으로 불렸다. 2012년 공정방송을 망가뜨렸다는 이유로 MBC 기자회에서 제명됐다. 2015년 대전MBC 사장이 된 이후에도 구성원들의 퇴진 요구를 받았다. 결국 자신의 해임을 논의하는 MBC 주주총회.. 더보기 노·사·정 대표자회의 제안한 문성현 위원장...민주노총도 “열린 자세” 공감 김상범 기자 문재인 정부가 ‘노사정 대표자회의’를 전격 제안하면서 ‘사회적 대화’의 시동을 걸었다. 3자 사이에 쌓인 불신을 걷어내고 새로운 형태의 대화기구를 마련하자는 것이다. 경영계와 한국노총은 정부가 제안한 테이블에 둘러앉기로 했고, 민주노총도 정부의 ‘열린 대화제의’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다만 이전과 완전히 다른 새로운 틀을 짜기 위한 논의가 이제 시작되는 것이어서, 새로운 대화기구의 형식과 의제들이 정해지기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11일 문성현 노사정위원장은 기자회견을 열고 “오는 24일 한국노총과 민주노총 위원장, 경총과 대한상의 회장, 고용노동부 장관, 노사정위 위원장 6명이 함께 하는 노사정 대표자회의 개최를 제안한다”고 밝혔다. 문 위원장은 “4차 산업혁명이 가져올 변.. 더보기 [파리바게뜨 합의]5300여명 고용 문제, 노사가 머리 맞대 풀었다 송윤경 기자 제빵기사 5300여명의 직접고용을 놓고 팽팽하게 맞섰던 파리바게뜨와 노조가 ‘자회사 고용’이라는 틀에 합의했다. 지난해 9월 고용노동부의 불법파견 판정과 직접고용 시정지시 이후 넉 달여 만이다. 제빵기사 고용안정 문제를 문재인 정부의 비정규직 해법 시금석으로 봤던 한국노총·민주노총과 노동부가 모두 나서 이뤄낸 의미 있는 합의다. 하지만 회사가 불법파견 판정을 받고도 노동자의 직접고용을 피해간 문제는 여전히 남아 있다. 자회사에 고용, 임금은 본사 직원과 똑같이 파리바게뜨 본사와 민주노총·한국노총 소속 제빵기사 노조는 11일 오후 5시 여의도 CCMM빌딩에서 자회사 고용을 뼈대로 하는 ‘노사 상생 협약식’을 가졌다. 노사는 이날 오전 가맹주협의회와 한국비정규노동센터, 더불어민주당 을지로위원회,.. 더보기 ‘회사’가 ‘군대’와 만났을 때...행군, 각서, 한국 직장의 군사문화 송윤경 기자 피임약까지 동원한 KB국민은행의 행군 프로그램을 계기로 직장 내 군사주의가 도마에 오르고 있다. 최근 기업문화가 수평적 관계와 대화·협력을 강조하는 방향으로 바뀌고 있다고 하지만 아직도 ‘직장은 군대’라고 말하는 이들이 많다. ‘까라면 까’ 식의 상명하복과 위계질서를 중시하는 문화 속에 ‘노동자들의 몸’은 도구로만 쓰인다. 특히 임신·출산과 관련돼 있는 여성의 몸은 폭력적인 문화의 피해자가 되기 쉽다.▶ KB국민은행 신입사원 ‘100㎞ 행군’...여성 직원에게 피임약 나눠줘 물의대표적인 예가 최근 불거진 KB국민은행의 ‘신입사원 행군’이었다. 이 회사는 신입 직원들에게 100㎞ 행군을 시키면서, 여성 신입 직원들의 생리주기와 겹치지 않도록 피임약까지 지급한 사실이 알려져 논란을 불렀다. 은행.. 더보기 반도체 공장서 일하는 여성들, 백혈병 위험성 2배 이상 높다...정부 연구기관 조사결과 홍진수 기자 반도체 제조업체에서 일하는 여성 노동자는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백혈병 발병 위험이 2배 이상 높았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대표적 반도체 업체인 삼성전자가 여전히 백혈병과 반도체 공정의 인과관계를 부인하고 있는 상황에서, 정부 산하 연구기관이 노동자들의 주장을 뒷받침해주는 것으로도 해석할 수 있는 연구결과를 내놓은 것이다.10일 연세대 의대 윤진하 교수가 이끄는 연세대 산학협력단이 산업안전보건연구원에 제출한 보고서 ‘빅데이터 기반 직업 코호트 구축을 통한 질병 발생 연구’에 따르면 반도체 제조업 여성 노동자의 백혈병 위험도는 대조군인 공무원·사립학교 교직원의 2.57배로 조사됐다. ‘코호트’는 역학연구에 쓰이는 용어로, 수많은 조사 대상자를 장기 추적해 질병 요인에 노출된 집단과 그렇지 않은 .. 더보기 기업들 '상여금 쪼개기' 정부가 인정? 최저임금위 개선안 놓고 노사 '평행선' 김상범 기자 ksb1231@kyunghyang.com 올해 최저임금이 7530원으로 올랐지만 중소기업 직원 ㄱ씨의 월급은 ‘제자리걸음’에 가깝다. 회사가 매년 300%를 주던 정기상여금을 100%로 줄이고 나머지는 기본급으로 돌렸기 때문이다. 최저임금을 계산할 때 정기상여금으로 준 돈은 넣지 않지만 기본급은 들어간다는 점을 이용한 것이다. 최저임금이 대폭 인상됐다는 핑계로 이런 ‘상여금 편법’이 늘고 있다. 아예 다달이 상여금을 쪼개어 주고 최저임금에 넣는 쪽으로 정부마저 가닥을 잡을 태세를 보이자 노동계는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기업들이 최저임금 인상을 사실상 ‘무력화’하기 위해 사활을 걸고 있는 것이 최저임금의 범위를 늘려 상여금도 집어넣는 것이기 때문이다. 10일 최저임금위원회는 5차 제도개선위원회.. 더보기 이전 1 ··· 40 41 42 43 44 45 46 ··· 59 다음